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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레인튜너 Sep 24. 2021

[취업11] 직무 적합성과 직무 역량이 궁금하다

직무적합성, 직무역량

WY 군은 2020년 하반기에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에 성공했다. 전공은 신소재공학으로 재료 분야였다. 학점은 상위권이 아닌 중상 수준을 유지했다. 여타 지원자들과 다른 점은 3학년 때부터반도체로 진로를 정하고 대학원 연구실에서 1년 동안 연구생으로 일하면서 반도체소자를 직접 제작하고 현업에서 사용하는 분석 장비를 조작하는 등 능동적으로 직무 역량을 쌓았다. 뚜렷한 목표 없이 연구실에서 시키는 일만 수동적으로 하기보다는 반도체 기업 입사를 목표로 계획에 따라 철저하게 준비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인터뷰한 내용이다.    


    - 연구실에는 왜 들어갔니?

    - 반도체 관련 이론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들어갔습니다.

    - 주로 어떤 일을 담당했지?

    - 반도체 장비와 분석 장비를 직접 조작하여 평가와 분석을 담당했습니다.

      장비나 소자의 제작 수준은 현업과 차이는 나겠지만 이론만 아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장비의 동작 원리, 다양한 이슈를 경험하면서 엔지니어로서

      필요한 역량을 확보했습니다.

    - 역량이 있다는 걸 무엇으로 증명하지?

    - 실력을 인정받아 공정 실습 과목에서 조교를 맡았습니다.     


활동 내용이 지원서에는 대외활동과 경력에 간단하게 적혀있었고, 자기소개서에서는 자세하게 기술하였다. 서류 전형에서 이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여 합격시켰다고 여겨진다. 최종 면접에서도 면접 위원들이 같은 질문을 던졌고, WY 군은 지원한 직무에 적합한 사유를 강조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지원자들은 직무 적합성을 설명하라고 하면 대부분 무엇을 전공했다, 학습했다, 실습했다, 경험했다 등 공부한 내용을 나열하는 데서 그친다. 학생의 정체성으로 취업을 생각하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기업은 지식이 있고 경험이 있다고 해서 그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실제로 기업에서 보고 싶은 내용은 무엇을 했는지보다는 그것을 통해 어떠한 성과가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예를 들어 무엇을 배웠다고만 표현하면 그와 관련된 역량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 직무 역량 관련 NCS 교육을 수료했습니다.

    - 인턴십을 하면서 장비 작동 원리를 배웠습니다.


위와 같이 자기가 한 일을 학생의 수준으로 기술하면 취업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회사에 입사하여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것이기에 예비 엔지니어, 예비 개발자, 예비 전문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학생이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나 위의 표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이 표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직무 역량 관련 NCS 교육을 수료했습니다. 현장 실습을 통해 포토, 식각, 증착, 

      금속배선 공정을 직접 수행하면서 장비의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했고, 직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였습니다.

    - 인턴십을 하면서 장비 작동 원리를 배웠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발생한 이슈를 

      해결하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따라 하다 보니 문제해결 능력, 창의적인 사고방식, 

      고도의 집중력 등 엔지니어에게 필요한 자질과 역량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지원자는 문서를 작성하거나 답변을 할 때 무엇을 했다는 것보다는 그것을 통하여 무슨 역량을 갖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기업은 지원자의 과거에는 관심이 없다. 입사한 후 업무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원자가 회사에 이바지할 수 있는 내용을 궁금해한다. 

    

S 공기업 채용 면접 위원으로 참여했을 때 일이다. 지원자가 들어오면 일단 긴장하지 말라고 가벼운 대화로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런 연후에 자기소개를 주문하면서 면접을 시작한다. 기억에 남는 지원자라 사례로 제시한다. 자기소개할 때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안녕하십니까? 

     ○○직무에 지원한 지원자 ○○○입니다. 

     제가 이 직무에 지원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저는 대학을 8학기 동안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학업성취도가 높았습니다. 남에게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한 번 세운 목표는 어떻게든 달성해냅니다. 저의 이러한 성격은 ○○직무에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S 공기업의 목적이 저의 가치관과 일치합니다. 

     민간 기업의 경우 영리 추구가 목적이기 때문에 수단이 목적이 되어 주객이 전도되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저는 저의 가치관을 실현할 수 있는 공기업에서 근무하고 싶어서 

     지원하였습니다.


자기소개가 끝나고 면접 위원들이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면서 지원자를 평가했다. 공기업의 경우 약 20~30분 정도 면접을 진행하는데, 속된 말로 그 시간 내내 재미가 없었다. 면접을 마치고 지원자가 퇴실한 후에 현직에 있는 면접 위원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한 마디로 단호했다.     


    “저런 지원자는 뽑고 나서 조금만 힘든 일을 만나면 그만두는 스타일입니다.”


필자도 면접 시간 내내 지원자를 꼭 뽑아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반대로 굳이 선발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만 여러 가지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면접 위원들은 지원자가 준비한 내용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첫인상이 좋지 않아도 만회 기회를 반드시 준다. 뭔가 답변을 잘못한 것 같다고 여겨지면 재차 물으면서 수정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지원자가 합격하지 못한 것은 면접 위원으로부터 호감을 사지 못한 것이다. 그 이유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지원한 직무가 어떤 일을 수행하는지 잘 모르고 있음

    2. 직무 적합성이나 직무 역량 관련 질문에 학업성취도만 강조

       (회사는 일하는 곳인데 학습하는 곳으로 오해)

    3. 이 회사를 선택한 동기가 불분명. 다수의 타 기업에도 지원하는 묻지마 지원

    4.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수용성과 적응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자신이 맡은 직무를 완결해서 성과를 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취업은 현실이다. 자기가 제공하는 능력에 따라 평가를 받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 따라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과 자질이 안 되면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통계에 따르면 입사한 지 채 1년도 안 된 신입사원의 퇴사율이 49%에 달한다고 한다. 대체로 사유는 직무와 적성의 불일치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나 지원자에게나 비효율적인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도 직무 적합성과 직무 역량에 대한 평가 기준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진짜로 희망하는 기업에 입사하고 싶다면 어떻게 직무 관련 역량을 확보하고 강화할 것인지 집중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게 잘 풀리던 시절은 이미 20세기에 끝났다. 지금은 21세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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