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레인튜너 Oct 20. 2021

[취업19] 씨름은 삼세판, 취업은 원 샷 원 킬

자기소개서, 면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성공취업,

원 샷 원 킬(One shot, one kill), 전장에서나 씀 직한 말이다. 취업 전선은 치열하다. 수많은 취업준비생이 쓰라린 실패를 경험하는 현장이다. A 군은 군생활 전역 후 여기저기 지원을 하였으나 그해 취업에 실패했다. 취업이 왜 잘 안 되는지 답답하다며 해결책을 찾고 있었다.

 

    “서류 몇 군데 넣었니?"

    “50군데 넣었는데 단 세 군데만 서류를 통과했고, 면접까지 가지는 못했습니다.”

    “어디 넣었는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 등 넣을 수 있는 데는 다 넣었어요.”


기업은 대체로 매년 상반기, 하반기 2회로 나누어서 공개채용 공지를 낸다. 요즘은 수시채용, 상시채용이 늘어나고 있다. 공채든 수시채용이든 2주 정도 집중해서 서류를 접수한다. 취업준비생의 대부분은 한 군데 써놓은 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소위 복사해 붙여 넣기(copy & paste)를 하여 여러 군데 지원서를 작성한다. 물론 지원 기업에 맞게 내용을 조금씩 손보기도 하지만 결과는 대개 불합격이다. 그러고 나서 이렇게 말한다.


    “취업하기가 힘들어요, 서류도 잘 안 되고요.”


거듭되는 실패 경험에 자존감은 더욱 낮아지고, 자신감은 조금도 남아 있지 않게 된다. A 군에 한마디 했다.      

    “전략이 없었구나, 순서가 틀렸어.”

    “취업하는데 무슨 전략이 필요한가요, 서류만 잘 써서 내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전략이 없이 서류만 잘 쓰면 되는 것일까? 기업은 전년도에 수립한 경영전략을 기반으로 이번 연도의 사업을 전개한다. 인사팀은 인재 확보 전략을 갖고 채용을 실행한다. 회사의 사업부 내 각 부서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 운영 계획에 따라 신입사원을 뽑는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 취업준비생은 인사팀의 전략에 맞출 수 있는 자기만의 취업전략이 필요하다.


설날과 추석 때마다 TV에서 중계되는 씨름경기는 모든 선수에게 공평하게 세 번의 기회를 준다. 마치 오랜 기다림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듯하다. 첫판에 지더라도 역전승의 짜릿함을 누릴 수 있는 오락의 묘미가 있다. 하지만 기업은 지원자가 6개월을 기다린 끝에 단 한 번만 기회를 준다. 일본의 쓰모처럼 한 번 기회를 잃으면 탈락이다. 그래서 취업 전쟁이라고 표현한다. 전장에서는 재기의 기회가 없다. 한 번 총을 맞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서류전형이 그렇다. 단번에 통과하지 못하면 반년이라는 긴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합격하는 서류를 작성할 수 있을까?


삼성디스플레이에 지원한 C 군은 두 번의 시도 만에 최종 합격을 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C 군은 다른 전공자들과는 달리 자동차 관련 기업에는 지원을 하지 않았다. 기계공학을 전공하였지만, 자신이 가고 싶은 디스플레이 기업을 1순위, 반도체 기업을 2순위 목표로 정했다. 졸업을 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직무를 목표로 하여 산업과 기업에 대해 분석을 했다. 언론에 공개된 보도 자료와 증권사 보고서 등 접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모아서 관련 산업과 지원하려는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또한, 해당 기업에 대한 경영현황과 희망 직무가 어떠한 일인지도 면밀하게 조사했다. 직무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기관에서 시행하는 디스플레이 공정 교육과 실습 과정까지 수료했다. 이러한 준비를 바탕으로 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지원 동기와 입사 후 비전, 자신의 가치관 등 삼성디스플레이의 엔지니어로서 적합한 후보자라고 판단할 수 있도록 직무 적합성 위주로 내용을 완성했다. 물론 채용담당자가 읽고 후보자로서의 자격과 자질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 결과 최종 면접까지 갔고, 결국 원하던 직무에 합격했다.


서류 전형에서 통과하지 못한 지원자들이 공통적으로 실수하는 것이 있다. 가장 많은 실수가 질문의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원 동기를 쓰라는 요구에 지원하는 이유는 없고 주로 회사 이야기를 소재로 내용을 전개한다. 예를 들면, 지원 동기를 쓰라는 질문에 회사가 홍보하는 기사 내용이나 홈페이지에 나오는 내용을 차용해서 경우가 빈번하다.


    ‘S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 기술 개발을 선도하여 ○○○ 디스플레이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또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한 창조와 혁신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압도적인 OLED 시장 점유율로 고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H자동차는 세계 5위의 글로벌 자동차 OEM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모빌리티가 추구해야 하는 기술 방향을 이끄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제가 지원하는 ○○ 직무는 저의 가치와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여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회사입니다.’


회사와 관련된 내용은 채용담당자가 더 잘 알고 있다. 궁금한 건 지원자의 이야기이지 회사와 관련된 내용이 아니다.      


다른 한 가지는 지원자가 왜 이 직무에 적합한 후보자인지 강조하는 내용이 없이 작성한다. 자신의 학업 성과, 프로젝트 경험 등을 설명하는 데 목표와 목적도 없이 관련 정보만을 나열할 뿐이다. 채용담당자는 글을 읽고 판단을 해야 하는데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없는 정보를 나열하기만 하면 지원자에 대한 호감이 생길 수가 없다. 자기소개서는 작성하는 목적이 분명해야 하는 비즈니스 문서이다. 읽는 이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충실하게 제공해야 한다. 즉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작성해야 한다는 거다. 지원자의 주관적인 입장보다는 회사의 관점에서 지원자를 설명해야 설득력이 있는 자기소개서가 될 수 있다.


전장에서 원 샷 원 킬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 전황 분석

    ● 타깃 설정

    ● 집중과 선택 전략


유능한 저격수는 자신부터 단순화한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휴대하고 있는 장비가 잡다하면 임무 수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취업하기 위한 서류 작성도 마찬가지다. 지원서에 넣는 내용, 자기소개서에 기술할 주제와 소재를 지원하는 기업과 직무에 맞추어 단순하게 표현해야 한다. 전략이 없는 글쓰기는 문자 공해를 일으킬 뿐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직관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써야 한다. 지원 동기를 잘 표현한 사례로 삼성전자에 최종 합격한 K 군은 다음과 같이 자신의 지원 동기를 적었다.  


    '저는 광학과 반도체 지식 그리고 공정 설비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부에서 EUV 설비담당 엔지니어로 초미세공정 완성에 기여하고자 지원하였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자동차까지 일상생활 속에서 반도체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미세화 기술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포토 공정 특히 EUV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입사하게 되면 EUV 담당자로서 초미세공정이 최고의 수율을 낼 수 있는 전문가가 되겠습니다. 이 직무와 관련된 지식기반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 다음과 같이 경험을 쌓았습니다.


K 군은 두괄식으로 즉문 직답으로 지원 동기를 기술하고 직무와 관련된 내용을 파악하여 회사의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였다. 잘 정리된 글은 술술 읽힐 뿐만 아니라 읽는 사람이 쉽게 동의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가 잘 읽히고 납득이 된다는 것은 바로 합격이라는 뜻이다.

       

앞에서 언급한 A 군은 여러 차례의 실패를 겪은 후 지금은 중견 외국계 반도체 기업에서 주무 사원으로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상담 이후에 지원하는 기업과 직무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니 서류 합격률이 높아지게 된 결과이다. 서류 합격의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원 샷 원 킬 전략을 기억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취업18] 서류 합격은 1년 전에 결정됐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