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레인튜너 Nov 01. 2021

[취업21] 어디서나 기본이 중요하다

취업, 태도, Attitude, 인성, 가치관, 동기,

만나는 취업 준비생은 대부분 평범한 젊은이들이다. 사고방식도 건전하다.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다. 특히 삼성, 현대, SK, LG, POSCO 그룹 등 국내 Top Class 기업에 취업을 희망하기 때문에 전공이나 직무에 대한 부분들은 어느 정도 준비된 자원이라고 볼 수 있다. 서류상으로는 특이한 사항이 없이 괜찮아 보인다. 다만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가 있다면 여러 번의 거절과 실패를 겪어서 자존감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취업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면접에서 실패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등 여러 가지 공통점도 있다. 개중에는 일대일로 상담을 요청하는 취업 준비생들도 있다.


    - 현직자입니다. 중고 신입으로 다른 회사에 입사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 같은 회사 면접에서 계속 두 번 떨어졌습니다. 무엇 때문인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합격하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 이번에 졸업합니다. 삼성전자에 입사하고 싶은데,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하나요?


대체로 자신이 희망하는 기업을 정해놓고 입사에 성공하기 위해 상담을 요청한다. 앞에서 예를 든 범주에서 벗어난 내용으로 상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끔 취업에 성공해서 현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제자들이 조직 내 갈등이나 또 다른 진로 문제로 연락이 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별할 게 없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한 번은 상담 요청이 있어 강의하는 학원에서 의뢰자를 만났다. 프로필을 보니 나무랄 데 없이 필요한 요건들은 다 갖추고 있었다. 통성명을 하고 상담을 시작했다.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일은 많이 안 시키고 돈 많이 주는 외국계 회사 소개해 주세요."


황당했다. 처음 본 선생님한테 당돌하게 질문하는 것도 그랬지만, 질문의 내용이 여태껏 보아온 취업 준비생들하고는 너무나 달랐다. 일반적으로 상담을 시작하면 자신의 고민을 먼저 말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도록 도와달라고 한다. 그런데 예상을 벗어나도 너무 벗어난 답변에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그 순간 누군가 필자에게 충고해준 말이 떠올랐다.

  

    "요즘은 떠 먹여주지 않으면 도저히 먹으려 하지 않으니까 참고하세요."


필자가 삼성에서 25년을 일하면서 지켜온 철학은 모든 이들에게 진솔하게 대하는 거였다. 내가 성심성의껏 대하면 상대방도 진심을 다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변함없는 인생 신조다.


초면부터 황당한 경우를 겪고 보니 속으로 불쾌한 마음이 밀려 올라왔다. 그 순간 이 상담을 진행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취업에 대한 두려움과 어려움을 호소하는 거로 여기고 마음을 다지고 다시 시작했다. 장난으로 한 말은 아니었을까 재차 확인해보았다. 질문 몇 개를 하면서 답변하는 태도를 보니 진심이었다. 상담하는 두 시간 내내 불쾌했지만, 젊은 친구가 잘 되기 바라며 끝냈다. 하지만 상담을 끝내고 나니 부질없이 시간을 낭비했다는 후회가 밀려 올라왔다. 취업을 위한 기본 사항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었지만 관심은 여전히 돈 많이 주고 일 적게 시키는 외국계 회사에 있었다.

     

세상에 일을 적게 하고 돈을 많이 주는 회사는 없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질문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불쾌했다. 며칠 뒤 실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느낌으로 알았다. 먼저 얘기했다.  


    "환불해주세요."      


태도가 모든 일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영어로는 Attitude is everything이다. 결국 태도가 전부라는 뜻이다. 필자가 만나는 모든 취업 준비생에게 강조하는 게 '태도'이다. 태도는 마음가짐이다. 마음가짐은 생각에서 비롯된다. 생각은 심성(心性)에서 출발한다. 평소 사용하는 말 표현을 통해서 그 사람의 생각, 가치관, 동기, 특성, 성격 등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기업에서 면접 전형을 하는 이유다.


현직 시절 신입사원을 뽑기 위해 면접에 종종 참여했다. 퇴직한 지금도 기회가 될 때마다 공기업과 공무원 채용 외부 면접 위원으로 위촉받아 참여하고 있다. 지원자들을 면접하다 보면 자연스레 첫인상이 형성된다. 그런데 첫인상은 결국 끝 인상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면접 위원들은 지원자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형화된 질문과 상황에 따라 응용 질문을 던져서 지원자의 반응을 보고 평가를 한다. 답변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주로 지원자의 태도를 관찰한다. 학습 영역에 속하는 지식과 경험보다는, 습관 영역인 인성, 태도, 특성, 가치관, 동기 등을 더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기업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직원을 교육하고 업무에 투입한다. 대체로 신입사원이 입사해서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약 1년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기업이 신입사원을 뽑는 것은 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기업은 경영 목표를 달성하는 일꾼을 뽑는 것이지, 기업의 곳간을 축내려고 사람을 들이는 게 아니다. 기업과 취업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자기소개서 문장이나 면접에서 답변하는 말속에서 지원자의 부족한 자질과 역량은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있다.   


취업 준비생에게 가장 중요한 건 뛰어난 스펙이나 풍부한 지식과 경험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동안 채용 면접 현장에서 함께한 면접 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아무리 똑똑하고 스펙이 좋아도 인성이 안 되는 후보자는 절대로 뽑아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대체로 조직생활 25 ~ 30여 년 한 베테랑들이 하는 말이다. 이분들의 경험치는 AI가 갖고 있지 못한 데이터베이스이다. 이들은 AI 면접으로 걸러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분들이다. 부디 잘못된 철학과 생각으로 취업 전선에 나서지 않기를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취업20] 취업 시장의 유언비어를 신뢰하지 마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