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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레인튜너 Apr 06. 2022

강철부대, 특전사

특전사, 강철부대, 특전맨, 공수 380차, 특수전 247차

강철부대 시즌 2, EP07에서 특전사 팀장이 바뀌었다.




특전사 팀장이 하차했다.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되어 부득불한 결정이었다. 촬영 5일 전에 이미 부상이 있었고, 결국 파열되어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 부상의 심각성을 안다. 그리고 김황중의 결정을 존중한다. 현역 당시 그대로 겪어봤기 때문이다.


1989년 성하의 계절, 공수 훈련을 무사히 마쳤다. 특수전을 받을 때는 마지막 주에 침투, 도피 및 탈출 훈련으로 마무리했다. 그해 8월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FTX 일주일 내내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 기본 군장 30kg에 쌀, 게다가 야전삽까지 넣었다. 체감상 40kg는 족히 됐다. 첫날 저녁 출발 때부터 퍼지기 쉬운 조건이었다. 정말 힘들었다.


대학 2학년 때 계단에서 구르면서 다친 왼쪽 발목은 항상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결국 사단이 벌어졌다. 주로 야간에 이동했다. 몸은 군장의 무게에 짓눌리고, 왼쪽 발목 험한 산길에서 뚝 소리가 들릴 정도로 꺾였다. 이미 몸은 지쳐있었고 무언가에 중독된 듯 습관적으로 걸었나 보다. 중간 포스트에서 보니 군화를 벗기기 어려울 정도로 발목이 부어올랐다.


주저앉고 싶었다. 동기 하나가 부상으로 앰뷸런스를 타고 후송을 갔다. 부러웠다. 나도 포기하고 앰뷸런스를 타고 싶었다.


그런데 오기가 발동했다. 말로만 듣던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제정신이 아닌 건 분명했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일주일을 이 다리로... 경기도 광주 일대의 산을 하루에도 오르내렸다.


공수훈련받으면서 피로골절 때문에 사두었던 맨소래담의 힘으로 버텼나 보다. 마지막 날 새벽 비에 흠뻑 젖은

몸을 이끌고 교육단에 복귀했다. 어기적거리며 들어왔다. 너무 힘들어 군화 바깥쪽으로 디디면서 완주했다.



특수전 수료 후 며칠 되지 않는 휴가 기간에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정형외과는 무조건 깁스를 씌우니 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 한의원에서 피를 빼내고 침을 맞으면 그나마 회복이 빨랐다. 젊은 시절이라 그랬나 보다.


지금도 그때를 회상하면 어떻게 견뎠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강철부대를 보면 그때 마음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자존감과 수치심의 경계에서 한쪽을 선택한 것이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부대 구호 때문은 아니었다. 그냥 나 자신을 밀어붙이고 싶었다. 한의사가 한 말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자네 눈빛을 보니 범상치 않군. 군인인가?


지금도 누가 물으면 대답한다.


나는 군인정신으로 산다!

- 강철부대 시즌 2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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