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로 덕을 앞선다는 뜻이다. 허나 만만치 않은 세상이다. 세상일이 다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살면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종종 보았다. 하지만 덕스러운 사람은 가뭄에 콩 나듯 보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재승덕은 아닌 듯하다.
삼국지에는 온갖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재승덕과 관련한 인물로 두 명이 있다. 한 명은 예형(禰衡)이고, 다른 한 명은 양수(楊脩)다. 둘 다 조조 밑에서 벼슬살이를 했다. 예형은 너무 똑똑한 나머지 입을 제어하지 못해 젊은 나이에 죽었다. 조조의 마음 밖으로 나 유표(劉表)에게 보내져 똑똑한 입을 놀리다가 황조에게 개죽임을 당한다. 양수는 너무 잘난 척을 하다가조조를 열받게 해 결국 한창 일할 나이에 죽었다. 둘 다 젊다 보니 덕을 쌓고 겸손을 배울 만한 여유가 별로 없었나 보다.
인성이 중요한 시대다. 잘못된 인생철학을 갖고 있는 사람이 조직을 일순간에 말아먹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 왕실의 재산을 관리하는 베어링 투자은행(Barings Bank)은 한 사람을 잘못 뽑아서 하루아침에 망했다. 닉 리슨(Nicholas Leeson)의 탐욕이 237년의 역사와 전통을 순식간에 망하게 했다. 생각이 바르지 못한 젊은이 한 명 때문에 파산하게 됐으니 말이다.
사회에서 왜 인성을 중요시하는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우리 사회 일부에서는 인성보다는 재주를 높이 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