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04]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비결이 있나요
자기소개서, 글쓰기, 의사소통 능력
강의나 코치를 시작하기 전에 사전 설문을 작성한다. 그중 자기소개서 관련해서는 두 가지 질 문을 제시한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 3가지는 무엇인가와 자기소개서가 통과하는 데 필요한 요소 3가지를 적어보라고 한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이 적는 대답은 대체로 3가지 정도다.
'지원 동기를 뭐라고 쓸지 잘 모르겠어요’
'글을 쓰는 게 너무 어려워요’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는 게 어려워요’
두 번째 자기소개서가 통과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물으면 다음과 같은 요소를 가장 많이 손 꼽는다.
'직무와 관련된 활동과 경험’
'분명한 지원 동기’
‘자신의 강점과 장점’
결국 자기소개서는 내용과 형식의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작성해야 한다. 지원자가 채용담당자를 설득하기 위해 소재를 정리하고 선택하는 건 내용과 관련된 것이고, 가독성이 높은 글로 잘 전달해서 설득하는 건 형식과 관련이 있다. 내용과 형식에 관해 설명하자면 길어지기 때문에 간략하게 알아본다.
반드시 합격하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위한 방향 설정을 전략이라고 하면, 실제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글로 표현하는 걸 전술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목적은 상대방을 설득해서 지원자의 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럼 상대방을 설득하는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실행 방안이 필요하다. 다음과 같이 6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독자, 즉 자기소개서를 읽는 사람 위주로 쓰기
2. 논리적으로 쓰기
3. 선택과 집중을 해서 쓰기
4. 3C(구체적이면서 간략하고 명료하게)로 쓰기
5. 문맥(Context)을 담기
6. 망원경과 현미경으로 보기
글을 쓰는 방법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사람의 개성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다른 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이력서는 구직자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쓰는 문서이다. 이와는 다르게 자기소개서는 지원자가 기업과 직무를 분명히 정하고 나서 작성 하는 문서이다. 즉, 분명한 목적을 갖고 합격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기업은 해당 직무에 필요한 사람을 채용한다. 일자리를 찾아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구직자는 뽑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취업준비생이 많이 간과하는 부분이다. 실례로 50군데 서류를 넣어서 세 군데만 합격한 지원자를 코칭한 적이 있다. 지도를 받고 나서 목적과 전략이 없이 무턱대고 지원한 게 문제였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그렇다면 자기소개서를 잘 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항목 별로 알아본다.
첫째, 자기소개서는 독자를 특정해서 작성한다. 기업에서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는 사람은 주로 채용담당자다. 서류전형에서는 채용부서 담당자나 해당 직무 중견 간부사원이 자기소개서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 후에 해당 직무 팀장급과 사업부 임원이 면접시험에서 자기소개서를 활용한다. 기업과 사업의 성격에 따라 자기소개서의 소재를 정하는데 신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금융권 기업에 지원하면서 어린 시절 시골에서 수박을 서리했던 추억을 쓴다면, 당장 부적격자로 불합격 판정을 받을 것이 뻔하다. 금융권은 고객이 맡긴 돈을 관리하는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이다. 엔지니어 직무에 지원하면서 과학적 사고와 공학적 응용력을 강조하기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다닌 경험이나 스포츠 활동에 집중했던 경험을 쓴다면 이 또한 좋은 평가를 얻기는 힘들 것이다. 한 번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채용담당자의 관심사가 무엇일지 파악하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한다. 어느 기업이든 신입사원에게 요구하는 공통적인 관심사가 있지만, 사업 내용과 직무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읽는 사람이 읽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둘째, 글을 쓸 때는 논리가 있어야 한다. 사람을 설득해서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목적이라고 했다.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논리적인 설득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업무를 진행하는데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지시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기는 쉽지 않다. 마찬가지로 부하직원이 업무를 추진하는데 상사를 논리적으로 설득하지 못하면 일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자기소개서에 지원자가 자신을 뽑아야 할 이유를 기술하기 때문에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논리는 필수다. 읽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내용이 필살기가 될 수 있다. 즉 논리적인 내용 하나로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어떤 소재를 선택해서 어떤 주제에 집중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질문의 요지를 분명하게 파악했다면 이에 대응하는 답변을 기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 자기소개서 2번 문항에서는 성장 과정을 간략히 기술하라고 하면서 지원자에게 큰 영향을 끼친 사건, 인물들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대부분 학부 재학 시절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에서 나온 자신의 성향이나 장점을 나열한다. 그러면서 두 문단 또는 세 문단으로 나누어 주제를 여러 가지로 선택하기도 한다. 실제로 기업에서 알고 싶은 내용이 아니고 자신이 경험한 내용을 나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서는 지원자의 가치관, 세계관이 어떤지를 묻고 지원자가 어떠한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알려달라는 게 질문의 요지이다. 질문에 정확하게 대응하지 않는 답변은 설득력이 없을 뿐더러 호소력도 없다. 주제 파악하고 이에 적절한 답변을 쓰는 게 중요하다.
넷째, 비즈니스 문서를 쓸 때는 반드시 3C를 실천해야 한다. 3C는 구체적이면서(concrete), 간략하고(concise) 명확하게(clear) 써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비즈니스 문서는 결론을 먼저 쓴다. 자기소개서에서도 질문에 대한 답변을 가장 먼저 기술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지원 동기를 물으면 ‘제가 해당 직무에 지원한 동기는 ○○○입니다.’는 식으로 곧바로 답변을 제시하는 게 읽는 사람이 내용을 파악하기에 수월하다. 그다음에 답변에 대한 논거를 제시하면 된다. 간략하고 명확하게 하라는 말은 필요 없는 용어와 표현을 줄이고 핵심 내용만 전달 하라는 의미이다. 어떤 지원자는 한 문장을 4, 5행으로 구성하기도 한다. 실제로 첨삭을 해보면 2행으로 줄일 수 있는 내용이었다.
다섯째, 글을 쓸 때는 콘텍스트(Context: 문맥)가 있어야 한다. 글은 모두 텍스트(text)이다.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게 문맥이다. 지원자가 자신의 관점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 정보만 나열했다고 하면 그저 텍스트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읽는 사람이 글을 쓴 이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해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했다면 문맥이 담긴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목적을 기억하자. 기업은 자신들이 채용하고 싶은 후보군을 선정하기 위해 지원서를 검토한다. 지원자는 채용담당자를 설득하고 합격하기 위해 글을 쓴다. 의미가 부여되지 않는 정보의 나열인가, 아니면 의미가 있는 핵심 메시지의 전달 여부가 성패를 가른다.
마지막으로 망원경과 현미경으로 보기이다. 망원경은 멀리 있는 것을 마치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보게 해준다. 현미경은 맨눈으로 보기 힘든 아주 작은 것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글을 쓸 때는 망원경처럼 결과를 먼저 보여주면서 현미경처럼 구체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자기소개 를 쓸 때는 이 두 가지를 잘 활용하여야 한다. 구체적이라는 의미는 추상적인 표현을 사용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특히 계량화되지 않은 형용사나 부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자기만 아는 내용을 상대방도 알 것이라는 잘못된 추정을 바탕으로 기술하지 말라는 뜻이다. 망원경과 현미경을 적절하게 섞어야 글에 리듬이 생겨 읽는 이의 호감을 유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