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방비 없이 무리한 구조 작업에 투입되어 생명을 잃은 청년 해병대원, 조직의 관리자로부터 아무런 보호 조치도 받지 못하고, 개돼지보다 못한 인간의 갑질에 소중한 생명줄은 놓은 청년 초등학교 교사... 이러한 일이 아무렇지 않은 듯 돌아가는 일상. 이상과 현실 사이에 아무리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해도 아닌 건 아닌 거다.
2014년 4월 세월호에서 아이들이 죽어가던 그 시각, 회사 화장실에서 남몰래 눈물을 훔칠 수밖에 없었던 건, 내 자식 같은 학생들이 죽어가는데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고작 분노밖에 못 하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이태원에서 많은 젊은이가 영문도 모르고 죽었을 때도 기시감에 무력감을 느꼈고 한편으로 분노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인제야 SNS의 포스팅과 인터넷에 떠도는 기사를 보고 다시 데자뷔를 경험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떠한 욕이나 나쁜말로도 갈음할 수 없는 현실을 무력하게 목도할 수밖에 없다니...
2500년 전에 공자는 제자들에게 '먼저 사람이 돼라'고 가르쳤다. 논어에 나온 모든 말의 핵심은 그저 먼저 사람이 사람다워야 한다는 의미일 거다.
이제는 대놓고 사회 전반에 '나는 스노우볼과 나폴레옹 같은 돼지'라고 커밍아웃하는 인간들이 너무 많이 존재한다. 이를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