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주관이 뚜렷하지 못하거나, 생각하는 힘이 부족하면 다른 사람의 주장에 쉽게 따른다. 주장이 옳든 그르든 진실 여부에 관계없이 좇아간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안경 색깔에 맞춰 볼 뿐이다. 파란 안경을 쓴 사람은 세상이 푸르르다고 여긴다. 빨간 안경을 쓰고 있으면 모든 걸 온통 붉다고 얘기한다. 자신의 주관적 인식과 경험만이 절대적 기준이 된다. 양보나 타협은 惡으로 치부한다.
어수룩한 사람은 대체로 판단력이 흐리다. 지성知性이 부족한 사람은 인지편향성認知偏向性이 강하다. 많이 배워서 학위를 갖고 있다고 지성이 있다고 하지 않는다. 자신만을 위하면서 공리적인 가치를 무시하거나 도외시한다면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定立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많이 배운 게 오히려 타인에게는 毒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엘리트'의 의미가 본래의 뜻에서 벗어나 '사회의 흉기'로 해석할 수 있는 사건이 보편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이가 들면서 배우기를 멈추고 생각하기를 쉬면 안 된다. 세상은 변하는데 사람은 변하기를 게을리한다. 아직도 30, 40년 전의 철학과 담론으로 21세기를 論하는 걸 보면, 한심하기도 하다. 배우고 익히기 싫으면 남이 잘해놓은 것을 취하기만 해도 된다. 간단한 원리를 받아들이는 것도 힘든 세상인가?
바쁜 세상, 정리할 능력도 안 되고, 생각하기도 싫으니 다른 이가 부지런히 정리해 놓은 좋은 글을 읽고 듣는다. 시간을 투자하여 공감하고 생각해야 내 中心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