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inrot 부조리 뇌썩음 무능 무지 무식 레밍쥐 거짓말 개돼지무리
세상은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적절히 표현하기 위해 2024년 영국 옥스포드 대학 출판부는 '뇌썩음Brainrot'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BBC에 따르면 뇌썩음은 '중요하지 않거나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콘텐츠를 과도하게 소비한 결과로 나타나는 정신적 또는 지적 상태의 악화'를 의미한다.
뇌썩음은 단순한 무지를 넘어 자발적으로 적극적인 사고를 거부하고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현생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즉 '생각하는 사람'으로 정의된다. 생각하는 힘이 본능에 충실한 동물과 다른 점이라고 해서 그리 불린다. 그런데 생각하는 능력을 포기한 사람들은 조작과 선동에 쉽게 이용당한다. 역사적으로 나치 정권 하에서 끔찍한 일을 저질렀던 평범했던 사람들처럼, 이성적 판단을 멈추고 맹목적으로 타인을 따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적 혼란 역시 뇌썩음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입으로는 정의와 공정을 외치지만, 행동하는 모습은 대부분 정반대이다. 시민을 조롱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사회적 합의와 기본적 약속들은 무시되고, 이익을 위해 모든 수단이 정당화되는 상황에서 양심은 사어死語처럼 취급받고 있다.
개인의 뇌썩음보다 더 위험한 것은 리더십의 뇌썩음이다. 국가 시스템을 움직이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무능하고 부도덕할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된다. 최소한의 인격과 책임감마저 저버린 지도자들로 인해 전체 사회가 급속도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뇌썩음의 또 다른 특징은 부끄러움의 상실이다. 뇌가 썩은 사람들은 비윤리적 행동에도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능력으로 호도하며 상식을 조롱한다. 더 비극적인 것은 이러한 뇌썩음이 전염되어 집단적 무지와 도덕적 붕괴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이제는 무지와 무책임을 용납하지 않는 강력한 사회적 합의와 법제도가 필요하다. 어떤 지위에 있든 책임을 져야 하며, 기본적인 도덕성과 양심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비판적 사고력을 회복하고 '정말 그런가'라고 스스로 질문할 수 있는 자가 검증 능력을 되찾아야 한다.
뇌썩음은 한순간에 생기지 않는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확증편향적으로 사소한 타협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그것에 지배당하게 된다. 지성인이라면 비판의식과 분별력, 절제력을 발휘하여 뇌썩음의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Brain rot is defined as the supposed deterioration of a person's mental or intellectual state, especially viewed as the result of overconsumption of material considered to be trivial or unchalleng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