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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200자 생각

1200자 생각(20250421) - 도서관

도서관 책 신간 지적호기심 파스칼 생각하는갈대 식자우환

by 브레인튜너

매주 한 번 이상 도서관에 들른다.




도서관은 최애 장소 중 하나이다. 이제 날씨도 풀렸고 봄 내음이 가득한 시절이 되었으니, 예전처럼 걸어서 왔다 갔다 해야겠다.


북구도서관 앞뜰에는 흔들의자가 두 개 있다. 짝지와 늦은 아침 겸 이른 점심을 먹고 흔들의자에 함께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는 게 즐겁다. 회사를 퇴직한 후, 프리랜서로 살면서 이전에는 누리지 못한 여유를 보상받는 느낌이다.


날이 풀리면 어린아이를 데리고 잔디를 밟는 젊은 엄마들도 있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들을 보면 그냥 마음의 무장이 해제된다. 해맑은 얼굴, 넘어질 듯 말 듯 뒤뚱거리는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짓지 않는다면, 감정의 회로 한 부분에 탈이 난 것인지도 모른다.


북구도서관을 애용하는 이유가 몇 가지 된다. 도서관에 갖춘 책이 많기도 하고, 도서 대출 관련 서비스도 편리해서 자주 이용한다.


첫째, 매월 3권의 책을 '희망도서'로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신간 위주로 선정해서 신청하는데 대체로 2주 이내에 비치되기 때문에 새 책을 사지 않고 3주 동안 읽을 수 있다. 여기에 구립 도서관인 청천도서관까지 합하면 6권이다.


둘째, 상호대차 서비스로 인천시 전역에 있는 도서관의 책을 필요할 때마다 빌려서 볼 수 있다. 북구도서관이 구비하지 않은, 다른 도서관에 있는 책을 연결해서 도서 대출이 가능하다.


셋째, 한 번에 10권씩 빌릴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주제와 관련한 책을 집중해서 비교, 교차, 병렬 읽기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삼봉 정도전에 관한 내용이 궁금하여 관련 도서 7권 정도를 한 번에 빌려서 본 적도 있다. 자료가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예전에는 필요한 책을 모두 사서 읽었지만, 퇴직 후 소득이 줄어들고 나서는 소장용 가치가 있는 책만 구매한다. 대신 약간의 수고를 하여 도서관의 책을 자주 활용한다. 물론 필요한 내용에 줄을 긋거나 메모하지 못해 답답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도서관이 주는 유익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지적인 호기심도 보충하고, 강의와 코칭에 필요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얻는 데는 책만큼 유용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틈틈이 비는 시간에 도서관에서 책을 가져가 기존 지식을 다듬고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일은 전혀 수고스럽지 않다.


파스칼이 한마디 했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우리 선조들의 말로 바꾸면 식자우환識者憂患이 아닐까 한다.


정약용 같은 대학자나 저술가도 아니다. 그렇다고 김형석 교수처럼 오래 살면서 인생의 지혜를 터득한 것도 아니다. 이병철이나 정주영처럼 기업을 일군 경영인도 아니다. 그런데 당최 모르겠다. 마음속에 무슨 지적 호기심과 욕심이 그리도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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