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약약강 강강약약 강자 약자 홍익인간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게, 약한 사람에게는 강하게 - 强弱弱强"
인간관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사회의 어두운 단면은 아니다.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늘 형성되는 관계이다. 자칫 강자가 약자에게 일방적으로 그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꾸로 약자이면서 강자에게 지레 굴복하기도 한다. 물론 자기보다 더 약한 사람을 보면 180도 반대의 태도를 취한다. 야생에서나 볼 법한 먹이사슬이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태도를 이중적으로 보이는 경우다. 이중성은 누구에게서나 찾아볼 수 있는 특성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자기보다 강한 이에게는 비굴하게 굽신거리고, 약한 이에게는 거만하게 군림하려는 게 인간이다. 어릴 때 읽던 동화책에서나 나오는 아름다운 관계는 그냥 이상을 추구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친구, 우정, 사랑, 자비, 도움, 도리 등 더불어 사는 내용으로 가득하지만, 현실은 이상과는 동떨어져 저만치 따로 갈 뿐이다. 동조화되는 사례는 드물게 경험했다.
강약약강을 즐기는(?) 사람은 간단하게 말하면, 자기보다 강한 사람에게는 아첨하고, 자기보다 아래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위압을 일삼는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연출된 모습이 아니다. 지난 시절 몸담아 있던 곳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상호 작용을 하는 관계에서는 항상 '갑을 관계'가 성립된다. 역설적으로 한 사람의 인격과 품격은 갑을 관계와 같이 힘의 비대칭적인 구조에서 어떻게 말과 행동을 하는가에 따라 평가받는다.
우리말의 '싸가지'라는 표현은 단순한 속어가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내포하는 깊은 의미가 있다. '싸가지 없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은 대개 강약약강의 행태를 보이는 이들이다. 자신의 이익만을 최우선시하고, 상황에 따라 처신을 달리하는 기회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당장은 이득을 볼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고립되고 신뢰를 잃는다. 역사가 알려주는 교훈이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뛰어난 리더는 앞에서 '나를 따르라'를 외치며 카리스마를 뽐내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부하의 능력과 역량이 부족하더라도 잠재력을 끌어내어 목표에 다다르도록 뒤에서 밀어주며, 힘든 일을 함께했던 이들이었다. 안타까운 점은 이런 리더십을 실천하는 이들은 조직 내 정치에 능수능란하지 못한 탓에 리더로서 생명력이 길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복잡하고 여유가 없는 나날이지만, 혼자 살기 위해 강약약강 하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지고 어릴 때 배웠던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철학으로, 오늘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