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실재의 소멸(1)

미치코가쿠타니 거짓말 진실 트럼프 거짓 혐오 가짜뉴스 뇌썩음

by 브레인튜너

정치인들은 항상 현실을 조작해왔지만, 텔레비전과 이후의 인터넷은 진실을 얼버무리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공했다. 공화당 전략가인 리 애트워터는 1980년대에 "인식이 곧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호메로스가 오디세우스를 속임수와 위장에 능한 교활한 책략가로 불멸하게 했을 때 잘 알고 있었던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하지만 애트워터는 이 교훈을 냉혹하게 이용했다. 분열을 불러일으키는 쟁점을 이용해 원로당의 *남부전략을 촉진하고 1988년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에서 악명 높은 **윌리 호튼 광고를 만들어냈다. 이는 이기기 위해서라면 무슨 수든 쓰고 대중매체를 전달체계로 이용하는, 두려운 종류의 마키아벨리주의를 미국의 주류 정치에 주입했다.


거의 30년이 지나, 트럼프는 윌리 호튼의 역할을 이민자들에게 맡겼다. 게다가 시계를 한층 더 뒤로 되돌려, 사냥개 호각으로 사냥개 다루듯 하는 인종주의를 좀더 공공연한 인종주의와 ***조지 윌리스의 수사법으로 바꿨다. 동시에 인터넷이 주도하는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고 정치 쟁점에 관한 유권자들의 무지가 점점 더 커지면서 이들의 두려움과 분노를 이용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쉬워졌다는 점을 트럼프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흡인력 있는 바이러스성 이야기를 홍보해 대안현실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트럼프는 또 '가짜 뉴스'로 언론의 신임을 떨어뜨리려는 노력을 강화해, 한때 레닌과 스탈린이 사용한 '민중의 적'이라는 으스스한 말로 기자들을 공격했다.


트럼프는 반사적이고 뻔뻔한 거짓말만 한 게 아니라 수만 가지 거짓말을 결합해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두려움에 호소하는 가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73~74쪽


*southern strategy

남부의 백인 표를 얻으면 전국을 제압한다는 선거전략이다.

(같은 책 73쪽 각주)
**윌리 호튼 광고

1988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가 민주당의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의 이미지를 깍아내리는 데 사용한 광고다. 윌리 호튼은 듀카키스가 주지사로 있던 메사추세스의 살인범으로 가석방 기간에 강간과 폭해을 저질렀는데, 이 광고는 그 책임이 듀카키스에게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같은 책 73쪽 각주)
***George Wallace

1960년대에 인종분리 정책 철폐에 저항한 정치인으로, 앨라배마 주지사를 지냈다. 케네디 행정부의 인종평등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앨라배마대학교 최초의 흑인 학생인 제임스 후드가 대학 건물로 들어가는 걸 막기도 했다.

(같은 책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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