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뇌 극우 극단주의 계몽 사상주입 히틀러 유겐트 모택동 마오쩌둥 홍위병
세뇌는 '사람이 본디 가지고 있던 의식을 다른 방향으로 바꾸게 하거나, 특정한 사상, 주의를 따르도록 뇌리에 주입하는 일'을 의미한다.
독일의 히틀러는 유겐트라는 조직을 결성해 어린 청소년의 생각을 개조하여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삼았다. 그릇된 역사관을 교육하여 의식 속에 혐오 의식을 뿌리 깊게 심었다. 나치라는 비정상적인 조직의 영속성을 위해 어린아이까지 동원하여 반인륜적인 광기狂氣를 그대로 투영했다. 마치 디스토피아 영화 '이퀄리브리엄'에 깔려있는 분위기가 비슷하게 연출된 것에서 유겐트의 위험성을 조금이라도 유추할 수 있다. 영화에서는 사람들을 통제하는 방법으로 어떤 약을 투입하도록 강제한다. 약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비판적 사고를 방지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이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는지 자녀들이 부모를 감시한다. 이와 비슷하게 나치는 불순한 의도로 아이들을 체제 순응적인 존재로 길러내는 만행을 저질렀다.
중국의 마오쩌둥은 홍위병을 조직하여 자기의 정권을 공고하게 다졌다. 판단력이 성숙하지 않은 어린 학생을 선동하여 중국 전체에 살육의 광풍을 일으키고 혼란을 부추겨 반대파를 숙청했다. 또한 지식인들을 무자비하게 처단했다. 예를 들어, 영화 '삼체'는 주인공의 아버지인 예저타이葉哲泰 칭화대 물리학 교수가 제자인 홍위병들에 의해 처형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교수의 부인은 살기 위해 반혁명적인 빅뱅 이론을 가르쳤다고 남편을 비난한다. 결국 교수는 제자들에 의해 구타당해 죽는다. 당시 홍위병들의 폭력과 살인은 무분별했으며, 이때 무고하게 살해당한 사람은 1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마오쩌둥은 사고의 깊이가 성숙하지 않은 청소년을 극단주의자로 만들어 중국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잘못 저질렀다.
세뇌와 비슷한 용어는 계몽이다. 계몽은 사전적으로 '지식수준이 낮거나 인습에 젖은 사람을 가르쳐서 깨우침'이라는 뜻이다. 세뇌와 계몽, 전체주의자나 제국주의자와 같이 독재를 추구하는 이들의 관점에서는 좋아할 만한 단어이다. 권력욕을 채우는 데 가장 효능감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주의자의 관점에서 해석하면 부정적인 의미에 더 가깝다. 특히 길지 않은 기간 동안 민주주의 토양이 자리를 잡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들으면,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한국인인 일잔적으로 정치적 관심이 높고 비판적 사고 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북한 체제를 비판할 때 인용되는 화면 중 하나가 어린아이들이 독재자를 신격화하면서 찬양, 고무하는 모습이다. 말랑말랑한 어린이들의 생각을 조종해서 그릇된 사고를 강제로 이식하여 정신세계를 지배한다는 측면에서 비인간적이고 반인륜적이다. 마찬가지로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한다는 정치 집단에서, 그것도 21세기에 이와 비슷한 일을 벌인다면, 이는 정치적인 경쟁을 벗어난 반인륜적인 행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