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제갈공명 사마중달 과로 건강제일 오장원 북벌
인생에 승패는 없다.
제갈공명은 사마중달에게 졌다. 싸워서 패배한 것이 아니라, 자기를 너무 돌보지 않아서 그렇게 되었다. 삼국 통일을 위해 먼저 남만南蠻을 성공적으로 정벌했다. 이후 다섯 차례 북벌을 위해 출병했으나, 결국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오십 대 중반에 귀천歸天했다.
제갈량은 천재였다. 그것도 인성을 제대로 갖춘 엘리트였다. 많은 사람이 공명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능력으로나 인품으로나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의 위인이다. 그런데 자기보다 더 나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사마의에게 졌다. 제갈공명은 자신의 최후를 오장원五丈原에서 맞이했다. 위나라를 정복하기 위해 다섯 번째 북벌을 단행하던 중이었다. 사마중달과 대치하면서 몇 번이고 싸움을 걸어도 중달이 전투에 응하지 않자, 공명은 자극적인 내용의 편지를 사마의에게 보냈다. 하지만 노련한 중달은 자신을 업신여기는 편지를 읽고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오히려 편지를 들고 온 사자에게 제갈량의 근황을 물었다.
"그래, 공명께서는 요사이 침식이 어떠하며, 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신가?"
"승상께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시고 밤에 늦게 주무시며, 곤장 20대 이상의 형벌은 모두 친히 처결하시며, 잡수시는 음식은 하루에 몇 홉에 지나지 않사옵니다."
사마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이 전쟁에서 자기가 승리하리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아차렸다. 공명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얼마 못 갈 것으로 예상했다.
사자는 중달의 군영을 떠나 공명에게 돌아와 있었던 일을 보고했다. 제갈량의 상태를 염려하여 다음과 같이 마무리하면서 보고를 마친다.
"... ... 이제 승상께서는 친히 세세한 일까지 살피시고 하루종일 땀흘려 일하시니 어찌 수고스럽지 않으시겠습니까?"
이에 제갈공명은 눈물을 흘리면 말했다.
"그대가 하는 말을 내 어찌 모르겠는가. 선제로부터 탁고의 중임을 맡은 이래로, 다른 이에게 맡겼다가 나만큼 마음을 다하지 않을까 염려되어 그리 한 것이오."
-『삼국지 9』165~167쪽
제갈량은 경략經略과 용병用兵에 뛰어났다. 지식인, 아니 지성인의 표본으로 삶을 수 있을 정도의 인물이었다, 하지만 스스로 건강을 해쳤다. 미래를 대비하는 능력이 부족했다거나 생각이 모자랐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다만 지금 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과로했다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비슷한 일을 여러 번 봤다. 건강하게 사는 것은 가장 인생에서 중요한 전략戰略이다. 건강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화두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그게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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