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굼바야 댄스, 선 오브 자메이카, 팝송, 환상, 트로피칼
하루의 마감을 알려주는 석양夕陽은 아름답다.
아버지는 외국을 자기 집 드나들 듯이 많이 다녔다. 직업이 도선사導船士였기 때문에 항구 도시에서 일했다. 어려서부터 홍콩, 싱가포르, 담만, 제다, 두바이, 도쿄, 오사카, 하와이, 샌프란시스코 등 외국의 지명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이다. 어머니가 편지를 쓰면 해외 우편용 봉투 겉에 영어로 주소를 쓰는 일은 내 몫이었다.
집에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물건이 많았다. 일단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은 한국에서는 판매가 되지 않던 것이었다. 사용하던 학용품은 미제와 일제가 많았다. 노란 연필 한 자루를 문화 연필이나 동아 연필 몇 자루와 물물교환을 했던 기억도 난다. 노란색 미제 연필은 연필심 싸움에서 최강이었다. 파카 볼펜과 만년필에 많아서 동네 친구 생일에 파카 만년필을 생일 선물로 준 적도 있다. 지금도 보관하고 있지만 2차 대전 때 미 해군에서 사용하던 쌍안경도 있다. 물론 한국전쟁에서도 사용된 군용 물품이다.
그중 가장 신기했던 것은 Sony에서 만든 붐박스였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모델명이 CFS-590S 또는 CF-6600이다. 아버지는 음악을 좋아했다. 학창 시절 바이올린과 트럼펫을 했다는 할아버지에 이어 아버지는, 아마도 젊은 시절 취미로 트럼펫을 불었다. 그래서 그런가 나 또한 트럼펫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악기를 다룰 줄 아나 보다. 아버지는 팝송, 서부영화 음악, 행진곡, 클래식, 일본 노래 등 여러 장르의 카세트테이프를 모아 놓았다. 중학생 시절 소니 붐박스로 이것저것 찾다가 발견한 노래가 'Sun of Jamaica'이다.
신나는 멜로디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약간 우수憂愁에 잠긴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뭔가 약속을 하는 듯 확신에 찬 느낌도 준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들어가기 시작한 남자 중학생에게 딱 맞는 멜로디와 분위기였다. 가사를 주의해서 들은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 중학생이 배웠던 영어 수준으로는 Sun of Jamaica 등 몇몇 단어는 귀에 꽂힐 정도로 잘 들렸다.
나이가 들어 이 노래를 다시 음미하니, 아버지의 인생과 중첩되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느꼈던 이 곡의 정서는 아버지의 인생을 상기시켜 준다. 1949년 스물이 채 되기도 전에 아버지는 집을 떠나 평생을 바다와 함께 살았다. 해군을 떠난 1966년 이후로 해외에서 일을 했다. 처음에는 월남전에 참전한 미군의 물자를 수송하는 화물선의 선장으로, 가끔은 한국에서 해기사를 양성하는 교관을 하기도 했다. 부산에서도 잠깐 산 적도 있다고 했다. 결국 인천에 자리를 잡았지만, 몸은 항상 외국에 있었다. 1981년 겨울 50대 초반 싱가포르에서 쓰러져서 결국 다시 재기하지 못하고 투병 생활 9년 되던 해에 돌아가셨다. 원래 계획은 1982년 귀국해서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로 계획 중이었다고 했다. 물거품이 된 아메리칸드림....
처음에 아픈 채로 귀국했을 때 3개월 만에 재활하여 다시 일어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그러나 한번 상한 몸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자존심도 강하고, 항상 캡틴 역할만 했는데 와병 중이었으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엄청났을 것 같다. 6.25 전쟁 때 포탄에 피탄 되었어도 살았고, 항공기 추락사고에서도 생존했던 분이었는데....
인생 어느 정도 살아보니 이제야 아버지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바다가 고향이었던 분이 9년 동안 바다 한번 못 보고 돌아가셨다. 아직도 마음에 큰 회한으로 남아있다. 큰아들이 태어났을 때도 당신을 닮은 손주를 보여드릴 수 없어서 너무나 슬펐다. 작년부터 증손주들이 세상에 나왔는데 보여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슬픔에 가슴이 미어진다.
어느 곳에서 보든 석양은 아름답다. 마치 사람들의 인생이 고귀하지 않은 게 하나도 없는 것과 마친가지다. 샌디에고나 산타모니카 또는 샌프란시스코 해변에서 태평양 저편으로 넘어가는 낭만적인 일몰이나, 충주의 고요한 산사에서 멀리 서쪽 하늘 너머로 사라지는 태양의 모습이 각각 다르지만 본질은 다름이 없는 것과 같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이 세상에 와서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
인생의 역정이 어떠했든 간에 Sunrise가 있으면 Sunset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Sun of Jamaica는 사람들의 정서를 잘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Long time ago, when I was a young boy
I saw that movie "Mutiny on the Bounty"
Starring my idol, Marlon Brando
And I felt a yearning for that great adventure
So many nights I woke up out of a dream
A dream of blue seas, white sands
Paradise birds, butterflies
And beautiful warm-hearted girls
Sun of Jamaica, the dreams of Malaika
Our love is my sweet memory
Sun of Jamaica, Blue Lady Malaika
Some day I'll return, wait and see
Walk in the sand and I'm happy with you
We shall be loving and true
Oh, I sure love Malaika with all of my heart
I will always be faithful and true, yeah, true
But now as I grew older
This burning desire became so strong
That I bought me a ticket to fly over there
And then I found you
And we found an eternal love right from the beginning
Stars falling down from the sleepy lagoon
Palms swaying under the moon
We were swimming out into the calm, crystal sea
In that fateful night, I thought to myself
I'll do everything I can, save every dime
And one day I'll return, come back home to you
And then I'll stay forever, forever
Sun of Jamaica, the dreams of Malaika
Our love is my sweet memory
Sun of Jamaica, Blue Lady Malaika
Some day I'll return, wait and see
Walk in the sand and I'm happy with you
We shall be loving and true
Oh, I sure love Malaika with all of my heart
I will always be faithful and true, yeah, true
Sun of Jamaica, the dreams of Malaika
Our love is my sweet memory
Sun of Jamaica, Blue Lady Malaika
Some day I'll return, wait and see
Sun of Jamaica, the dreams of Malaika....
오래전 어린 시절
나는 영화를 보았네
브란도, 나의 우상
바운티호의 반란 속에서
그날부터 꿈꿔왔지
푸른 바다, 흰모래
천국의 새, 나비들
따뜻한 미소의 소녀들
자메이카의 태양, 말라이카의 꿈
우리 사랑은 달콤한 기억
자메이카의 태양, 푸른 여인 말라이카
언젠가 돌아갈 거야, 기다려 줘
모래 위를 걸으며, 너와 함께라면
사랑은 언제나 진실하리
오, 나는 말라이카를 온 맘 다해 사랑해
영원히 변치 않으리, 영원히
세월이 흘러도 꺼지지 않는 불꽃
결국 나는 표를 끊고
저 하늘을 넘어갔네
그리고 너를 만났어
처음부터 알았지, 우리 사랑은 영원하리라
잠든 석호 위로 별빛 떨어지고
달빛 아래 야자수는 춤추었네
우린 투명한 바다로 헤엄쳐 갔어
그 운명의 밤, 나는 맹세했네
모든 걸 바치리라
언젠가 돌아와, 네 곁에 머물리라
영원히 함께하리, 영원히
자메이카의 태양, 말라이카의 꿈
우리 사랑은 달콤한 기억
자메이카의 태양, 푸른 여인 말라이카
언젠가 돌아갈 거야, 기다려 줘
모래 위를 걸으며, 너와 함께라면
사랑은 언제나 진실하리
오, 나는 말라이카를 온 맘 다해 사랑해
영원히 변치 않으리, 영원히
자메이카의 태양, 말라이카의 꿈…
(ChatGPT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