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했다는 사실은 영원히

by 투명유리

그냥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작가라기보다는 그냥 하나의 육체를 가진 존재에 가깝다.


인지적 기능이 망가진 사람을 아주 가까이에서 오랜 시간을 지켜보았다.

사람의 정신, 육체, 현실이란 아주 덧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덧없지만 살아가고 있다.

의미가 없지는 않다.

이 덧없는 세상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존재라는 것은 절대적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내가 그리는 그림들 전부의 의미를 찾으라고 한다면 나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전부의 의미를 헤아릴 수 없다.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조차도 모르는 내가 자신이 그려나가는 것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리 없다.





영혼을 볼 수 있었다면, 세상은 좀 더 아름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존재에서 흘러나오는 절대적이라는 속성, 산에 피는 들꽃이라도 같은 것은 하나도 없는 것처럼.

그렇다면 이 삶을 좀 더 살아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덜 고민스러웠을 것이다. 분명.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을 것이 흔들리게 됨에도 여전히 존재들은 빛으로 그곳에 있다. 심지어 육체가 없어짐에도, 사람의 기억에서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존재했다는 사실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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