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적 기능이 망가진 사람을 아주 가까이에서 오랜 시간을 지켜보았다.
사람의 정신, 육체, 현실이란 아주 덧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덧없지만 살아가고 있다.
의미가 없지는 않다.
이 덧없는 세상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존재라는 것은 절대적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내가 그리는 그림들 전부의 의미를 찾으라고 한다면 나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전부의 의미를 헤아릴 수 없다.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조차도 모르는 내가 자신이 그려나가는 것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리 없다.
영혼을 볼 수 있었다면, 세상은 좀 더 아름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존재에서 흘러나오는 절대적이라는 속성, 산에 피는 들꽃이라도 같은 것은 하나도 없는 것처럼.
그렇다면 이 삶을 좀 더 살아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덜 고민스러웠을 것이다. 분명.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을 것이 흔들리게 됨에도 여전히 존재들은 빛으로 그곳에 있다. 심지어 육체가 없어짐에도, 사람의 기억에서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존재했다는 사실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