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LEBA Apr 05. 2021

엄마는 언제나 늘보고 싶죠

댕댕이 엄마가되고 나서한 달

댕댕이 엄마가 되었습니다. 우리 집 큰 댕댕이(?)였던 아들내미가 세 달 넘게 아빠를 설득하고

설득한 결과 자기와 똑 닮은 포메를 만났습니다.


하얀 털이 포실포실한 아이에게 아들은 눈송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송이라고 불러줍니다.

마치 흰 눈 덩어리 안에 점이 세 개 콕 박힌 듯한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송이는 집안의 기쁨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갓 두 달이 된 송이에게 조기교육(?)을 시켜 훌륭한 견공으로 키우자는 게 지금 저희 가족의 목표입니다.


다리가 짧아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고 오라면 오고 늘 우리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고 장난치는 녀석을 보며 7년 전 우리 곁을 떠난 요요가 겹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요요는 코숏 냥이로 저의 한국 생활을 외롭지 않게 지켜준 친구였습니다. 만 16살이 되던 해의 제 생일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죠. 그때 아들은 신종플루에 걸려 타미플루를 처방받고 많이 아팠을 때입니다. 아픈 아이와 갑자기 바뀐 베이비시터, 그리고 친정 엄마도 동시에 아프셔서 정신이 없었을 때 빨리 요요가 아픈걸 눈치채지 못하고 보살피지 못해서 너무 마음이 아팠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신 엄마의 상을  치른 그 해의 겨울의 끝자락은 매년 매 순간 잊히지 않는 가슴 시린 바람입니다.


아직도 그 날을, 그 달을, 그리고 그 해를 계속해서 곱씹으며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응답하라 1988>에서 성동일이 어머니 장례를 치르고 난 후, 집 앞에서 만난 택이 (박보검)에게 물어보죠. 어린 시절 엄마를 잃은 택이에게 묻죠 "우리 택이는 언제 엄마가 젤로다가 보고 잡데?"  택이가 말하죠. "매일이요. 엄마는 매일매일 보고 싶어요"





바보처럼 그리고 너무나 평범하게도 전 엄마는 죽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강력한 존재니까, 늘 거기 그렇게 있어줄 거라고. 그리고 엄마를 떠나보내고 저는 매일, 많은 순간순간 속에서, 엄마의 모습을 찾아내려 애씁니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에도, 그리고 내게 놀자고 장난치는 댕댕이 송이에게서도, 아직도 냉장고 속에 있는 엄마가 만들어주셨던 만두에서도, 전 늘 엄마를 찾습니다. 그리고 그립습니다.

이전 13화 엄마 얼굴은 버터 같아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