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남겨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나와 여자친구(지금의 아내)는 병원침대가 지나가는 복도 한켠에 조용히 서 있었다.
누워 있는 엄마의 얼굴에는 겁이 서려 있었다.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은혜야, 괜찮아. 너무 겁먹지 말고. 잘할 수 있어 잘하고 와.”
엄마의 손을 꼭 잡고 함께 따라가던 아빠가 엄마를 안심시키며 말했다.
나는 입을 다물고 그 모습을 지켜봤다.
엄마를 부르고 싶었지만 목이 메었다.
혹시 내가 본 그 겁먹은 표정을 엄마도 내 눈에서 보게 되면 엄마가 더 불안해할까봐.
그래서 그저 숨을 죽이고 모퉁이 뒤, 보이지 않는 곳에 조용히 서 있었다.
침대가 지나간 후 나는 그게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정말로, 그 순간이 내가 본 엄마의 마지막 모습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