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풀 몇 알

눈물로 밥을 먹었다

by 클레멘타인

밥을 씹으면서 눈물을 먹었다. 앞이 하두 흐려 헛손질만 하다가 소매를 훔친다. 휴지를 돌돌말고 코에 처박으며 다시 밥을 씹었다. 무슨 맛인지 하나도 모를 밥이 눈물에 섞여 꿀떡 넘어간다.


쩡쩡 밥그릇 긁는 소리만 방안 가득 울려퍼진다. 미안한 고막이 괜스리 덜그럭 덜그럭, 소리라도 요란해야 눈물도 먹을 수 있다.


훌쩍 거리는 인생이 가여워 뭐라도 한 마디 뱉으면 그대로 툭 터질까봐 숨죽이고 쩡쩡 거리다가 슥슥 닦다가 밥이 후루룩 도망간다. 텅 빈 공간에 밥 풀 몇 알이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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