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들어온 가을
자고 일어나면 다른 내가 될 수 있을까?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가능할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날씨가 그렇다. 현실은 영화 속 프레임 일지도 모르지.
자고 일어나니 계절이 옷을 갈아입었다. 우당탕, 사사삭, 쿠르릉... 가을이 오면 그렇게 부산한 소리를 내면서 온다. 밤새 우는 귀뚜라미도 그렇고 아침 내도록 바스락 거리는 나무들의 스침도 그렇다. 추운 날씨 탓인지 비비고 부비고 비벼댄다.
당신은 그런 가을의 소리가 싫다고 했다.
그렇게 부산을 떨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간다. 그 썰렁함이 싫어서, 그 스산함이 싫어서 가을은 죽기보다 더 싫다고 했다. 나는 그런가 하고 그냥 당신의 뒷모습만 멀거니 바라봤다. 동의를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심정이었다.
녹색의 잎들이 바람에 밀려 마구 부대낀다. 그리고 그대로 하늘을 보며 누워 버린다. 모든 걸 맡기듯이.
계절의 변덕을 맞추느라 하늘은 어딘가는 청명한 파란색이고 어딘가는 구름 낀 잿빛이다. 우주의 색은 그냥 한 없이 검정색이 겠지만 내 눈에 보이는 하늘은 여러 벌의 옷으로 단장을 했다. 그리고 그 색에 따라 나의 기분도 한 껏 춤을 추었다. 그렇게 가을은 요란하게 갑자기 훅 들어왔다. 준비할 틈도 없이.
자고 일어나면 나도 요란하게 갑자기 훅 바뀌어 있으면 좋겠다. 당신이 준비할 틈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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