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류노인이 온다

노후 절벽에 매달린 대한민국의 미래

by 클레멘타인

1. 하류 노인란?


얼마 지나지 않으면 한국은 곧 세계 2위의 고령화 국가가 될 예정이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춘들, 쏟아져 나오는 베이비부머 그리고 몇 년 뒤에 낙오되는 노년층 ...

악의 구렁텅이로 빨려 들어가는 이 사회에서 취약 계층들은 점점 늘어만 간다. 그중 오늘은 하류 노인이라고 불리는 고령화 계층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는 하류 노인을"생활보호기준 정도의 소득으로 생활하는 고령자 또는 그 우려가 있는 고령자"로 정의한다. 국가가 정하고 있는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의 생활을 할 수 없는 고령자"를 말한다.

그들은,
1. 수입이 거의 없다. (생활 보조비 연 150만 엔 전후)
2. 충분한 저축이 없다.(저축이 아예 없는 세대 16.8%)
3. 의지할 사람이 없다. (동거 비율 2012년 기준 42.3%)

2020 하류 노인이 온다 , 후지타 다카노리 지음, 홍성민 옮김



아침, 어스름한 빛 속에서 잠이 깬다. 커튼 틈으로 새어드는 아침 햇빛이 옷가지와 전단지가 나뒹구는 너저분한 방을 비춘다. 몸이 무거워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15분쯤 지나 얼룩과 검은 때로 더러워진 이부자리에서 겨우 일어나 세수를 한다. 냄지에 남아 있는 밥으로 대충 아침을 해결하고, 약을 한 줌 입에 털어 넣는다. 지병 때문에 약은 빠뜨릴 수 없다. 그러나 약값이 비싸 병원에는 자주 갈 수 없어 처방받은 약은 절반만 먹는다.

옷을 갈아입고 근처 공원에 나가 그곳 벤치에서 하루를 보낸다. 어린 학생들과 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이 눈앞을 지나간다. 하지만 말을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식도 없고, 배우자도 수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 친척과도 이미 오래전 연락이 끊겨 지금은 어디에 사는지도 모른다.

저녁이 되면 집에 돌아와 싸구려 쌀로 지은 밥과 마트 반찬 코너의 할인 반찬 하나로 저녁 식사를 해결한다. 가끔 할인해 파는 무른 조각 과일을 사 먹는 것이 유일한 사치다. 방안의 조명이라고는 텔레비전의 불빛뿐,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형광등은 켜지 않는다.

전달 통장 잔고를 확인해보니 20만엔(200만원)이 채 남지 않았다. 연금은 받지만 충분한 금액은 아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몇 개월 안에 돈이 바닥날 텐데,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밤9시가 되면 곧 잠자리에 든다 .조용한 방 안에는 째깍거리는 시계소리만 울린다. 가끔 '얼른 나를 데려가줘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잠이 든다.

2020 하류 노인이 온다 , 후지타 다카노리 지음, 홍성민 옮김



2. 안심하지 마라. 누구나 하류 노인이 된다.


우리는 일본 사회의 고령화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왜냐면 우리나라가 그 수준을 자꾸 따라가기 때문이다. 청춘들은 지금 당장 취업난을 걱정하지만 우리가 취업을 한다고 여기서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연 소득이 400만 원 이하인 소득 하위 10%의 평균 소득은 연간 185만 원(월급으로는 약 15만 3,000원)에 불과했다. 상위 10%의 평균소득이 하위 10% 평균소득의 60배에 달하는 것이다. 연소득이 1,800만 원(월급 150만 원) 이하인 봉급 생활자가 645만 명에 달했고, 연소득 2,900만 원(월급 241만 원) 이하가 967만 명이었다.

출처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94088ac616c84a5180436a6053d5227c


150만 원 이하의 봉급자가 645만 명이다. 그들이 저축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는 가? 부동산 앱 다 x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월세가 48~50만 원이라고 한다. 그럼 100만 원, 여기서 각종 공과금 기름값 올여름처럼 미친 전기세 해서 평균 15만 원, 교통비, 통신비 지하철과 버스만 탄다고 가정해도 20만 원, 하루 식대 2만 원씩 30일 하면 60만 원, 생필품 비용 쓰면... 벌써 마이너스다.


마. 이. 너. 스


왜 우리가 마이너스 생활을 되풀이하는 가?


우리가 일을 안 해서? 청년들이 게을러서? 눈이 높아서?

아니다. 물가가 너무 올랐다. 월급이 멈췄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불황이다. 회사에서 인원을 감축한다. 로봇이 일을 한다. 정보가 너무 오픈되어서 전문가 되는 게 쉽다. 이런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마이너스는 점점 차오르고 연애도 못 하고 결혼도 못 하고 자식도 없이 나이가 든다.


그럼 이제 남은 건 하. 류. 노. 인.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그런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무려 645만 명 이상이 말이다. 그저 미치도록 발버둥 치고 늙으면 되는 거라곤 하류 노인이라는 딱지만 가지게 된다.


예전에는 월급을 전부 쓰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었는데, 현재는 월급의 대부분을 쓰지 않으면 생활이 불가능하다. 앞서 말했듯이 직원 기숙사나 주택 수당 등의 복리후생도 줄거나 없어져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매해 상승하고 있다.

2020 하류노인이 온다 후지타 다카노리 지음 홍성민 옮김



3. 사회 제도의 문제점


더욱 심각한 것은 비정규 고용자 문제다. 2014년 현재, 일본 국내의 총 노동인구에서 비정규 고용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37.4%로 , 20년 전 20.3%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비정규 고용자에게는 급여=현재 생활비+노후 자금'이어서 하류로 직결되기 쉽다. 퇴직 후 고령자가 되었을 때 '앞으로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서는 이미 늦는다. 지금 목소리를 높여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으로 바꿔가는 것이 급선무다.

2020 하류노인이 온다 후지타 다카노리 지음 홍성민 옮김


사회적으로 고령화 , 저출산 이런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 하지만 당장 내일이 막막한 우리들에게 이런 이야기가 적극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왜냐면 아직 젊으니까.


그러니 사람들에게 은연중에 '저런'이란 생각은 있어도 '오! 이건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야!'라고 달려들지 않는다. 그런 문제의 무자각이 결국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회의 시한폭탄으로 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끔 우리는 수급자에 대한 불신도 있다. 정부의 정확하지 않은 일처리 때문에 그것을 이용해서 불필요한 사람이 혜택을 받는다는 그런 불신들 말이다. 특히나, 생활이 빈곤해진 건 개인의 책임인 데 왜 우리 세금까지 낭비해 가면서 구제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나라에 돈이 없으니 고령자가 차는 수밖에 없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도 낮은 임금을 받는다. 그러므로 일하지 않는 사람은 참아야 한다. 는 의견도 제기되곤 한다.

2020 하류노인이 온다 후지타 다카노리 지음 홍성민 옮김


지금 우리나라의 연금 제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각종 연금들은 내는 돈은 늘어나고 받을지 못 받을지 미지수가 된다. 당장 먹고살기 힘든 이 시기에 연금을 내는 것에 찬성할 수 있을까?


한국일보가 국민연금공단에 의뢰해 가입기간 중 평균소득 300만 원인 35세 가입자의 향후 예상 국민연금 수령액을 산출해 본 결과, 20년 전인 1994년부터 가입한 사람은 노후에 월 91만 3,000원을 받는 반면, 10년 전인 2004년부터 가입자는 63만 5,000원, 올해부터 가입하는 사람은 53만 원을 받는 데 그칠 전망이다. 불과 20년 사이, 비슷한 돈을 내고도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연금이 거의 반토막 나는 셈이다.

2020 하류노인이 온다 후지타 다카노리 지음 홍성민 옮김


이런 현상은 개인의 빈곤에서 일을 하네 안 하네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사회의 제도 아래에서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국민 연금 자체도 고갈되고 돈을 낼 수 있는 인구도 점점 줄어든다. 그러나 생명은 길어져서 100세 시대라는 데 50살에 퇴직을 해도 20~30년 부모님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나는 주변에 50대 분들이 자신의 부모님의 병환으로 가족끼리 싸우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70대~90대의 어르신들은 대부분 치매에 걸리거나 병시중을 필요로 하는 상태이다. 혼자 둘 수 없어 계속 누군가 지켜보고 돌봐드려야 하는 어린아이의 수준이 되어 있으며 아무리 효자 효녀라도 생업을 포기하고 돌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노년층의 문제는 병원비다. 나는 3~4년 동안 치매를 앓으신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진짜 쉬운 일이 아니다. 나야 손녀다 보니까 엄마보다 마음고생 덜 했지만 정말 직접 모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힘들다. 응급실에 한 번 다녀온다던지 약을 한 번 타오고 하면 한 달에 백만 원은 우습게 나간다.


당신이 지금 젊은 청년이고 나중에 나이가 든다면 그 일을 매번 감당할 수 있는가? 아니, 능력이 되는 가? 추가로 나가는 백만원이상에 대해 말이다.


그리고 다행히 우리 할머니는 순한 치매?를 앓으셔서 그나마 덜 고생한 거라고 한다.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집안에 옷을 몽땅 꺼내서 하루 종일 입어 보시는 할머니? 엄청 소리 지르고 머리를 뜯는 할머니, 늘 옷을 다 벗고 계시는 할아버지 등 정말 사연이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다. 다만 그런 분들은 그나마 누군가 부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서로 오가지만, 생각해봐라.


집안에서 홀로 고독사 하는 분은 아무도 소식을 알 수 없다.


그리고 나라에서 등급 판정하러 나오시는 데 그 급수가 잘 나오지도 않을뿐더러 혼자 사는 데 자기도 모르게 치매 걸린 할머니라던 지 이런 정보에 어두운 노인, 또는 거동이 불편해 밖에 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돼버리면 스스로가 스스로를 구제해야 하는 데 그것 조차 어렵게 된다.


재밌는 건 자식이 있든 없든, 고독사는 그런 것과는 상관이 없다. 내가 주변에서 쭈욱 지켜본 결과. 자식 유무와 상관없이 노인은 고독사 할 수 있다. 그게 아니면 하류 노인이 되어 파지를 줍는다. 그런 거동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일 정도다. 이들에게 무슨 사회적 제도가 있으며 무슨 지원이 있는가?


일하는 고령자의 비율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4년 시점에서 일본의 고령자의 취업자 수는 681만 명으로 과거를 통틀어 최대이다. 직장에서 10명 중 1명은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역할을 맡고 있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노후는 일하지 않으면 살 수 없도록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다.

2020 하류노인이 온다 후지타 다카노리 지음 홍성민 옮김


4. 하류 노인 예방 및 앞으로 대책


그래도 아는 게 힘! 나라에서는 어떤 지원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지 소개하겠다. 나라에서 지원하는 몇 가지 제도라도 우리가 알아야 쓸 수 있다. 이 글을 과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얼마나 보고 , 지원 대책에 대해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누구라도 이런 지원 사항은 미리 숙지해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1. 노인 돌봄 종합서비스


혼자 힘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가사, 활동 지원 도는 주간보호 서비스를 제공해 안정된 노후생활을 보장하고 가족의 사회 경제적 활동기반 조성 (만 65세 이상, 평균 소득 150% 이하, 장애 1-3등급 및 중증 질환자 중 차상위계층 이하, 본인 부담금 있음)

http://www.socialservice.or.kr/user/htmlEditor/view2.do?p_sn=5


2. 기초생활보장제도


이건 주민센터 가서 물어보는 게 빠르겠다. 뭐 계산하는 게 드럽게 많다. 이걸 노인 보고하라고? 가서 신청서를 쓰면 그냥 알아서 해 줄 것 같다.

http://oneclick.law.go.kr/CSP/CnpClsMain.laf?popMenu=ov&csmSeq=672&ccfNo=1&cciNo=1&cnpClsNo=1#672.1.1.1.774763


3.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우리나라 장기요양보험제도는 65세 이상의 노인 또는 65세 미만의 자로서 치매ㆍ뇌혈관성 질환 등 노인성 질병을 가진자 중 6개월 이상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자를 그 수급대상자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65세 미만자의 노인성 질병이 없는 일반적인 장애인은 제외되고 있습니다.


http://www.longtermcare.or.kr/npbs/e/b/101/npeb101m01.web?menuId=npe0000000030


그냥 대충 홈페이지 가서 읽어봐도 너어무 어렵게 써놔서 (내가 난독증인가) 아무튼 노인분들을 위한 서비스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지원 대책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꼭 천천히 읽어 보시고 필요하신 분들은 신청해 보시길 바랍니다.


나라의 지원은 이런 것들이고, 그나마 스스로가 준비해야 하는 대책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스스로 자산에 대한 인식을 정확히 해라.

2. 저축을 해야 한다.

3. 사회관계에 신경 써야 한다. 서로서로 안부를 묻거나 활동을 하는 게 좋다.

4. 사회 보장 제도에 대해 좀 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5. 각종 지원 정보에 귀를 기울여라.

6. 도움받는 것에 자존심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

7.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대비하자.


개인이 대비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 사회에서 시스템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데 나라도 빚이 많고 젊은 층도 사라지고 일자리도 없고 어휴. 그냥 답답하기만 하네요.


답답하다고 모두가 모르쇠 할 수는 없는 일.

이 글을 읽는 지금도 시간을 흘러갑니다. 우리는 하루하루 늙어가는 일밖에 없습니다. 함께 관심을 가지는 것 부터가 해결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 시간을 거스를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결국 늙는다는 것은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 아닐까요?






함께 읽으면 좋은 책

2020 하류노인이 온다 후지타 다카노리 지음 홍성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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