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패치,인간상

왜 나만 몰랐지?

by 클레멘타인

어제 sbs 스페셜 '강남 패치' 방송을 보았다. 참, 나도 세상에 이렇게 관심이 없었나?

'강남 패치'라는 것을 엊그제 나의 애정 방송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본 후 마지막에 예고가 나오길래 오잉? 저게 무슨 일이지? 하면서 보게 된 것! (아마 이 말이 모든 일을 대변하는 말이 될 듯 하다.)


그런데 이미 운영자는 잡힌 상황이고 뉴스에서는 한 달 전에 이슈였고, 나는 어제 처음 봤고? ;;; 근데 실로 내용이 좀 충격이더라. 언제부턴가 '혐오'에 대한 이슈화가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그런 일에 딱히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 이 정도일 줄 몰랐다. 그렇다고 오늘 여혐, 남혐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건 아니다.


누군가를 혐오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그냥 지나치지도 못 하겠다. 이게 인간의 마음이란 건가?



1 .카더라 세상



어제 이야기를 보니,

인터넷에서 뭔가 삐까뻔쩍한? 사진들을 대상으로 사실은 그들은 겉만 뻔드르르하고 뒤에서는 이런 일을 한다!라는 폭로? 형 계정이었다. 예전에 한 참 연예인들 '찌라시'같은 게 돌았는데 나도 주식? 정보 받을 때 몇 번 받아봤다. 거기에는 정말 사생활이 많았고, 그러니까 사생활도 단순한 어디 식당에서 밥 먹었다가 아니라 내 상상력을 벗어난, 그런 사실들, 그런 이야기들이 마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처럼 돌아다녔다.


그게 사실이든 거짓이든 소문이든 소설이든 상관없이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그 어떤 것이라는 게...


사람들은 정보에 예민하다. 특히 세상에 공공연한 정보가 아닌 뭔가 비밀스러운 정보를 접했을 때, 그때 더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다. 어제 운영자의 인터뷰를 보니 참 말을 잘 하더라. 그리고 거침없더라. 그게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더라. 그리고 이런 이슈로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 조직화된 단체들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더라. 이슈->사람->돈 이런 공식은 이제 농담꺼리도 안되는 구나.


우리는 뭘 알고 싶어 하는 걸까? 진실?

하지만 누구도 진실을 파헤치며 알려고 하지 않는다. 단순히 누군가 정보를 생산해내면 그 안에서 다시 정보가 생산되고, 복사되고, 생산되고, 복사되고... 그렇게 바이럴이 일어나고 결국 우리 모두 그 일에 가담하게 된다.


어제 진중권 아저씨가 이런 말을 하더라.

거기 팔로우하는 사람들 다 공범이라고. 무서웠다. 그런 이야기가. 우리가 그 일에 대해 그럼 다시 팔로우들을 단죄해야 하는 가? 아니면, 그냥 그들은 본 것뿐이야. 이게 뭐?라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가. 세상이 점점 더 얽히고설켜 더 이상 풀어헤치지 못하는 그런 실타래가 되어 버리 듯하다.


온라인에서 구경하던 사람들, 관심 가진 사람들, 거기에 열을 더해 참여 한 사람들 등등...

모르겠다. 어려운 문제다. 안 보면 된다고 하지만 난 그 말 자체가 성립이 안되는 것 같다.


오프 라인에서 무슨 큰 소리가 난다고 치자. 대부분 멈춰 선다. 그리고 구경한다.


"무슨 일이지?"


그리고 판단한다.


"뭐야, 별일도 아닌 걸로 싸우고 있어. 등신들."


그거다. 이게 온라인에서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 대신 더 많은 구경꾼이 몰려든다.


2. 혐오하는 사이


등신들.


이게 문제다. 어제 운영자의 모습도 똑같았다.


"전 그냥 해본 말인데, 뭐 그렇게 반응들 하더라고요?"

"뭐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건 나쁘다고 생각 안하는 데, 아닌 척 하고 다니는 건 좀 아니지 않아요?"

"자꾸 제보가 와요. 그게 재밌더라구요. 같은 사람이 계속 제보를 보내요. 지인이니까 그렇겠죠?"


서로가 서로를 멸시하며 관계를 맺는 이상한 사회가 되어버렸다.


강남패치를 보는 사람들의 예상 심리선


그곳에 정말 서로를 고운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었을까?

왜 이렇게 된 거지?


정말 이런 게 그냥 단순한 놀이 문화가 되어 버린 건가, 남을 혐오하는 게? 혐오하는 걸 구경하는 게? 걱정스럽다. 사람들의 질투심, 시기심, 그리고 누군가 무너졌을 때의 쾌감 이런 인간의 숨겨진 모습을 적나라하게 꺼내게 되는 일들이 많아졌다.


불편함을 불편하다고 발언해야 편함을 느끼는 시대, 나 또한 지금 글을 통해 불편함을 대 놓고 드러내고 있지 않은 가? 한 사람의 목소리가 SNS의 파도를 올라탄 세이렌의 유혹처럼 많은 이를 끌어들인다. 빠져들지 않으면 도태되는 느낌이니까.


아마 좋은 일에 모이는 것 보다 나쁜 일에 모이는 것은,

스스로에게 생길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일지도 모른다. 위험을 감수 하고 싶지 않은 인간의 속마음 말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면 저렇게 잘 먹고 잘 사는?? 인간들이 사실은 저런 식으로 돈을 벌은 거기 때문에 나는 못 먹고 못 살지만 그런 식으로는 돈을 벌지 않겠다. 난 니들 보다 깨끗해? 라는 어떤 우월감?


시기와 질투 그리고 우월감과 조롱, 어떻게 이런 심리 가득한 현상이 단순한 이슈로 독버섯처럼 퍼지는 지 모르겠다.



3. 링크, 매달릴 것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어제 그 정보를 보고 난 후의 나의 이중적인 생각은


1. 뭐지? 왜 이렇게 세상이 되어 버렸지?

2. 뭐지? 나 왜 이제 알았지?


라는 것이다. 참말로 웃기다. 이게 뭐라고 이걸 왜 나만 몰랐지?라는 생각을 하느냔 말이다. 그리고 미리 알았다고 내가 뭐 팔로우할 성격도 아닌데. 계속 들여다보는 성격도 아닌데, 왜 내가 '놓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데 혼자만 이슈를 모를 때, 그때 느끼는 도태 감..

나만 뒤쳐진다는 생각? 그러니까 그 일에 앞장 서야 한다는 그 정도의 영웅심이 아니라 그것도 모르니?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거다. 나도 모르게 말이다.


마치 뷔페집에 갔는 데 뭔가 특별한 음식이 있었지만 나만 못 먹고 나온? 그런 기분 말이다. 지금은 모든 정보가 오픈되어 있다. 스스로 찾아내기만 하면 못 찾을 게 뭐가 있을까? 그런 링크와 검색의 시대에 사람들은 고도의 사고력이나 정보력으로 빠지기보다는 오히려 하위문화로 빠져든다.


사람들은 모르는 뒷얘기, 속 얘기, 사실은 이렇더라, 사실은 TV에 나오는 일들 신문에서 떠드는 것들 다 개뻥이더라 라는 일을 내가 안다는 기분. 숨겨진 정보를 찾아냄으로 느끼는 뭐랄까, 권력? 위치? 동질감?


그렇게 사람들은 더 많은 진실을 원하고 더 디테일한 정보를 찾아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어쩌면 이 세상에 진실 또는 팩트란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4. 원본은 없다


나는 어제 '편집된' TV 방송을 보고 '생각'을 하고 '글'을 쓴다. 진짜 진실은 모른다. 어제 인터뷰 방송을 봤는지 모르겠지만 본인도 거짓말을 술술 하고 있다. 그 사람의 생각이 진실도 팩트도 아니다. 그냥 본인의 생각과 경험담이다. 그게 어디까지? 진짜인지 우리가 어떻게 안단 말인가.


"강남 패치 아세요?"

"아니요?"


하품을 하면서 너희 지금 뭐하니?라는 태도로 일관하는 운영자, 거기에 인터뷰도 보면 그다지 억울한 것도 없고, 미안함도 없다. 그냥 뭐, 그랬어.라는 태도. 그러니까 뭐가 진실이든 거짓이든 우리는 그 상황을 전지전능한 신의 입장에서 보지 않는 한, 겨우 인터넷에서 누군가 찌끄리는 글 하나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내가 본인이 아닌 데 어떻게 그게 진실이라고 믿느냐는 거지.


그리고 잘 생각해봐. 친구나 연인이랑 싸울 때, 같은 상황을 두고 둘이 다른 기억을 하지 않아?


그런데 인터넷에 떠도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진실이라고 굳게 믿는다는 건 정말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내가 TV에서 봤는 데, 내가 신문에서 봤는 데, 내 아는 지인이 거기 관련된 사람인데, 내가 직접 봤는 데


모든 것은 결국 편집되고 편집돼서 누군가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일일뿐, 원본은 애초에 없다.

결국 정보가 설탕처럼 한 스푼 떠져서 내 입에 들어올 때 우리는 설탕 알갱이의 본연의 모습을 볼 수도 없고 보려고 하지도 않는 것처럼. 그냥 단 맛이 난다는 자극 하나에만 집중하게 된다.


나도 왜 이런 밑도 끝도 없는 질문 가득한 글을 쓰는지 모르겠다.

스스로가 혼란스럽고 세상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건가 하는 불안감도 있,고 생각과 글과 말과 행동이 얼마큼 일치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반성도 있다


그러니까 앞으로 더 통제가 어려운 시대가 올 텐데,

스스로도 얼마큼 통제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냥 시대에 맞춰 같이 날 뛰어야 하는지, 오히려 앞에서 선동해야 하는지 잘 가늠이 안 된다. 그러나 생각해야 한다. 생각해 볼 문제다.


뭐, 당장 먹고살기도 힘든데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크게 관심없는 문화일지도 모르지만)

결국 생각이 글이 되고 말이 되고 행동이 된다고.


나 역시 인터넷 활동을 계속 할 사람으로, 또 소셜을 활용해서 살아갈 사람으로 해야 할 일들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인터넷 상에 헌법이나 경찰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표현의 자유와 표현의 책임에 대해 고민한다.


내가 얼마큼 그들의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는지 어디까지 선을 그어야 하는지. 사람이란 결국 누군가의 잘못된 행동, 또는 잘 한 행동을 보면서 스스로의 인생 선을 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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