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함정
A : 저 사람은 왜 저러는 거지? 진짜 실망이다.
B: 그 사람도 다 이유가 있겠지. 알고 보면 어떤 속 사정이 있는 거 아닐까?
A: 속 사정이야 있을 수 있지. 하지만 그런 이유로 저런 행동을 하는 건 정당화될 수 없어.
B: 정당화된다는 게 아니라,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말이야.
A: 이유가 어떻든 그건 나쁜 행동이야.
B: 그렇지 행동은 나쁜 행동이지. 근데 사람들은 때때로 그러지 않나? 나도 잘 그러는 걸?
A: 그런 일을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쁜 행동은 나쁘다고 말하는 게 옳아.
B: 아니 그 행동을 나쁘다고 하는 게 잘 못 되었다는 게 아니고;; 그냥 그런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거지.
A: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해서 이해하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야.
B: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고...
어떠세요.
혹시 고구마 먹은 기분인가요;;
사람들은 대화를 하다가 엉뚱한 곳에서 언성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서로 의견을 나누다가 점점 자신의 말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 왔을 때 서로 양보하지 않으려고 하죠. 그때 꼭 우리는 이렇게 말하죠.
가끔 우리는 언어의 장벽에 부딪힙니다. 같은 한국 사람끼리 왜 언어의 장벽에 부딪힐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각자 생각하는 점을 언어로 표현했을 때 상대방은 다른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미죠. 그러니까 본인도 본인이 애매모호한 표현을 했다는 걸 인지 못 하고, 상대방도 그것이 잘 못 된 표현이라는 걸 인지 하지 못 했을 때 사람들은...
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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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언어의 표현 또는 뉘앙스의 문제로 감정까지 상한다는 거죠. 감정 상하라고 서로 이야기를 꺼낸 것도 아닌 데 결국 자신들과 영 상관없는 문제로 싸울 때도 있습니다. 왜냐면, 각자 "내 말이 맞다. "는 걸 꼭 짚고 넘어가고 싶기 때문이죠.
'옳다'는 믿음은 사람을 옭아맵니다.;;
이게 진짜 심각할 때가 언제냐면 자기 자신의 생각에 강한 믿음이 있을 때 이 부분은 다른 사람의 어떤 설명이 와도 놉! 놉! 고개를 흔들게 되죠. 이런 점은 본능적입니다. 만약 반대로, '나는 늘 틀리고 타인은 늘 옳아'라고 생각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아무도 줏대 있는 사람이 없겠죠.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인지? 지독한 불행인지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옳다는 걸 증명하는 걸 좋아합니다. 혹 이런 말 써본 적 없으세요?
"거봐, 내 말이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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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 지 자신의 말에 누군가 반대의 주장을 펼치면(토를 단다고 하죠;;), 그때는 거의 기싸움으로 번지곤 합니다. 내가 옳고 내 말을 따라야 하는 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똑같이 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가 어떤 의견을 내면 괜히 반박을 하거나 못 믿겠다는 듯한 뉘앙스로 떠봅니다. 또는 상대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아 그 얘긴 내가 이미 알아". 하면서 말을 탁 하고 단칼에 잘라버리죠. 정말 심각합니다.
자기 자신이 옳다고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이 존중해주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존중의 욕구, 인정의 욕구를 타고납니다. 그러나 그 부분이 너무 완고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이 비집고 들어간 틈조차 없을 때 우리는 프로 불편러가 됩니다.
어떤 날은 분명 원하는 바가 같은 데 다른 표현으로 감정이 상하기도 합니다.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건 모두가 같이 인지를 하고 있지만, 서로 표현하는 언어가 다르면 뭐가 문제인지 인지가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저에게 "너의 글은 너무 서사적이야."라는 말을 하면 저는 생각합니다.
"글이 의미가 너무 길다는 뜻인가?"
그래서 다른 짧은 글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한 줄을 보면서 이 글도 서사적이라는 말을 합니다. 도대체 뭐가 서사적이라는 것인가. 혼자 고민합니다. '의미가 있는 글이라서 싫다는 건가? 이야기가 전개가 장황하다는 뜻인가?' 하지만 '서사적이야.'라는 표현만으로는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결국 이해를 하지 못한 저는 '그냥 저 사람 내가 마음에 안 들어서 아무 트집이나 잡는 건가? '라는 결론을 내려버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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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서로 정확하게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뭔지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생각을 언어로 전달하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마치 초보자에게 자신들만 쓰는 전문 용어를 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대인 관계를 잘 살펴보면 생각보다 사람들끼리 단어에서 오는 오해가 많답니다. 이런 문제를 거슬러 올라가면 가치관의 차이라고도 하죠. 그래서 같은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그러니까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아니, 내 말 좀 들어보라니까. 그런 뜻이 아니라."라는 말로 서로 입막음하기 바쁘다는 것이죠.
사람이 같은 일을 반복해서 하다 보면 일할 때 습관이 몸에 베입니다. 그래서 가르치는 사람들은 자꾸 다른 사람 만나도 가르치려 들고, 편집하거나 수정하는 사람들은 작은 일도 눈에 틔여 자꾸 지적하려 들고, 운동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의 퍼진 몸매가 거슬리고 그렇습니다.
지인 중에 무슨 이야기를 듣고 제가 "그럼 그게 이런 거야?"라고 하면 무조건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 그건 말이야."로 시작하죠. 그런데 들어보면 제가 했던 말을 똑같이 하고 있다니까요. 그러니까 자신만의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그래 내 말이 그 말이잖아"라고 하면 또다시 "아니, 그 말이 아니고."로 도돌이표를 찍죠. ;;; 처음에는 오해가 있었는 데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하는 말도 관찰해보니 그냥 언어 습관이더라고요. 대부분의 질문에 아니, 그건 됐고, 어. 그건 나도 알고, 아니 그런 말이 아니고.로 시작하는 언어 습관이요.
본인은 아마 자신이 어떤 언어 습관이 있는 줄 모를 겁니다. 이런 분들 대부분 "너 그런 말 자주 쓴다?"라고 하면 괜히 지적질한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을 혼낸다고 여기니까요. 이런 언어적인 장벽은 본인 스스로가 항상 조심하도록 노력하는 게 좋아요. 가끔 저는 갑툭튀 같은 말로 타인을 벙찌게 하는 경우가 있는 데;;;
허허.. 잘 안 고쳐지더라고요.^^:;; 허허허
오프 라인에서는 말 잘하는 게 능력이고, 온 라인에서는 글 잘 쓰는 게 능력이고.
대인 관계 문제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문제인데요. 그렇다고 속 시원하게 해결된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사람들끼리의 문제를 다루는 책이 여전히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오죽하면 스피치 학원도 생기겠습니까?
스몰 토크가 사람 사이를 잇는다고 하더군요.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건 말하기의 장황한 어떤 기술적인 멋들어짐을 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말을 공감하고 서로 이해하는 관계가 되길 원하고 있습니다. 공감 능력은 "내 말 좀 들어봐" 가 아니라 "그래서 어떻게 됐어? 어머! 정말? "등으로 이루어진 경청에서 시작됩니다.
대화의 능력은 입과 언어에 달린 게 아니라 사실은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과 열일하는 귀가 필요한 것 아니겠어요^^?
아니, 그게 아닌가요?;;;; (제 말도 그게 아닙니다만? 데헷)
<클레멘타인 작가와 친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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