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by 클레멘타인

그녀는 아직도 눈물이 많을까?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는 김광진의 '편지'다.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내가 아는 한 여자, 너무 밝아서 지금도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착각이 드는 여자. 명랑한 목소리는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 톤이 높았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 즐거워지는 사람.

나는 태어나서 어른이 그렇게 우는 건 처음봤다. 그냥 앞도 뒤도 없이 나를 보자마자 으앙 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데 나는 어쩔줄 몰라 쩔쩔 매기만 했지. 무슨일이냐고 물어봐도 그녀는 그냥 엉엉 울기만 했다.

그때가 벌써 몇 십년 전이더라.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나이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걸 그때 알게 됐지. 그리고 그때부터 그녀가 줄곧 듣던 김광진의 '편지'는 내 귀에 맴돌며 날 슬프게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닮았다고 날 좋아했고, 고향이 비슷하다고 말투에서도 그 사람을 찾아냈지. 작은 습관에도 그사람이 있었고, 그냥 모르겠어. 뭐든지 무슨 일이든지 그 사람이었다.

나는 아직도 김광진의 노래를 들으면 가사가 아주 슬퍼. 돌아설수 밖에 없는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슬플까.

그녀는 아직도 눈물이 많을까? 이렇게 아무 상관없는 나도 그날을 떠올리면 가슴이 저미는데. 그 둘은 오죽할까. 그들의 마음 속은 어떨까.
다 잊었을까.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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