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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서 다행이야.

화해:이해보다 중요한 건 인정하는 것이다.

by 클레멘타인

우리는 때때로 스스로의 모습에 절망하거나 부정한다. ‘나는 왜 그럴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아주 오랫동안 헤매 온 나 역시 그랬으니 말이다. 유전적으로 또는 환경적으로 인간은 다양한 성격을 가질 수가 있다. 때론 내 속엔 내가 너무나 많아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한 번쯤 이게 진짜 내가 원하는 걸까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느 날 사람들 앞에서 마음에도 없는 농담을 던지고 마음에도 없는 친절을 베풀고 있는 내가 스스로 못 견디게 불편할 때가 있다. 우리는 밖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 또는 자신이 해야 하는 외향인의 모습으로 생활할 때가 있는 데 그것을 가짜 외향성이라 부른다.


페르소나라는 사회적 가면은 가끔 진짜 내 모습을 초라하게 만들기도 한다. 나는 사실은 우울한 사람인데 밖에 나가면 밝은 척해야 하고 내 모습이 이중적인 걸 알게 되면, 사람들은 날 공격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휘말리기도 한다. 더 문제는 스스로가 문제라고 여기고 심리적 위축감을 가진다는 것! 스스로를 부정하는 순간, 이 세상에 내 편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걱정 말아라 그대여. 왜냐면 세상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외향성 코스프레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부정하지 말고 그 모습 또한 자신의 일부임을 인정해 보는 것이다.


혼자가 편한 내향인들, 자극에 민감한 섬세한 사람들은 당연하게 시끄럽고 복잡한 건 싫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파티플래너라면? 당신이 중요한 미팅을 위해 꼭 해야만 하는 모임이라면? 그곳에서 우리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상호작용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그 동안 우리 사회는 내향인의 모습을 실패자 혹은 뭔가 문제가 있는 부정적인 사람으로 거부해왔다. 거기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지금 시대는 어떤가?


여전히 내향인에 대한 주목도가 높지는 않지만, 빠르게 내향인들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집에만 있는 사람들을 히키코모리라는 언어로 그려내며 주로 방안에서 더럽게 생활하는 사람들로 이미지화되어 왔다. 그러나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집순이, 집돌이라는 말이 번지고 있으며 , 바깥활동보다는 집안에서 편안하게 보내길 원하는 사람들의 표현이 늘었다는 것이다.


물론 SNS라는 사회망으로 사람들의 만남이 직접적이지 않아도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수단이 생긴 것도 한 몫한다. 반대로 어려운 경제가 내비치는 씁쓸한 반영이기도 하다. 그러나 긍정적인 건, 일명 '덕후'라는 지칭으로 한 가지에만 몰두한 사람들에 대해 예전보다는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뭔가 한 가지에 빠진 사람들을 보면 사회성 결여에 대해 많이 걱정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능력자로 수긍하는 현상이 있다. 다양성을 열어두는 사회가 된 것이다.


블로거나 팟캐스트 또는 BJ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점차 외부 활동뿐만 아니라 혼자서 또는 직접적인 만남 없이 가상공간에서도 충분히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넓어졌다.


나 역시 사람을 만나러 나가는 것을하는 섬세형 내향인이라 누군가를 만나면, 그 사람에게 너무 집중한 나머지 집에 오면 거의 탈진 상태가 된다.인간에게는 거울 뉴런이라는 것이 있는 데, 누군가를 본능적으로 따라하게 되며 상대의 표정을 읽고 감정을 읽을 수 있기에 공감 능력 또한 자극 받는다. 아마 나 같은 섬세형들은 그런 공감 능력이 높은 게 아닐까? 그러니까 그러고 싶지 않아도 온 마음을 다하고 있는 날 발견하면, 점점 누군가를 만나러 나가는 야외활동이 힘들어 지는 것이다. 물론 나갔을 때는 더 없이 외향적인 사람으로 변신하니 다행이다.


내향인과 성격들에 관한 책을 읽기 전에는 회피하는 자신을 보며, 스스로도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낙인을 찍었었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난 후, 나의 모습들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자극에 예민하고 섬세한 내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구나. 그래서 사람 관계가 어려웠구나 하고 인정해 버리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고 어찌 됐든 취업을 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면접관이 내향인이면 어쩌면 우리를 인정해 줄 지도 모른다. (그러길 바란다.) 그러나 내향인이지만, 내향인 사람을 직원으로 둔다면 ? 글쎄. 오히려 더 잘 알아서? 걱정할 수도 있다. 리더로서 컨트롤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겠지만 말이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사람의 뇌는 어느 순간이 되면 뇌세포가더 늘지 않는다고 했었다. 그러니까 유전적인 요인도 중요하고 어릴 때 환경이나 교육도 중요하다. 그러나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다행인 점은 뇌 연결망은 우리가 노력할수록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뇌도 근육이다는 말이 있다. 잘 관리하면 할 수록 우리의 뇌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위해 변화한다. 과거 시크릿 열풍이 괜히 생겨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가 외향적인 모습에 서툴지만, 우리가 원한다면 언제든 외향적인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것은 연습으로 가능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향인인 당신 스스로를 비난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어색하고 서툴겠지만 우리가 우리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내향인은 꼭 자신만의 에너지 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수 많은 내향인 교수들도 쉬는 시간을 이용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다. 에너지 회복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외향적인 당신이라면 내향인을 이해해 보자. 당신이 말을 걸어도 반응이 당신의 기대치만큼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내향인인지 살펴보아라. 외향인과 내향인은 사고도 생각도 달라 많이 부딪힐 것이다.


그러나 일적인 부분에서 분명 서로의 시너지를 메꿔줄 부분이 있을 것이다.


덤벙 거리고 대충 하는 당신이라면 좀 더 섬세하고 꼼꼼한 사람을 당신의 곁에 두어 일 처리에 구멍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섬세하지만 앞에서 발표나 사람의 이목을 끌기가 어려운 당신이라면 외향인의 융통성과 밝음으로 사람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도 100% 외향인 , 내향인이라 할 수 없다. 사람은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질 수 있고 또 변화할 수 있는 데, 가끔 그것 자체에 확신이 없어서 또는 몰라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대여.
그 혼란에 빠지기보다는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진 당신을 잘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자신의 본질에 대해서만은 꼭 알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는 내향형이지만 야외에서는 외향형으로 인식받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이니 대신 자신이 편안한 시간을 정확하게 만들어 놓고 체계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향형이거나 신경증이 높은 사람들은 감정에 휘말릴 때가 많기 때문에 늘 자신에 대해서 성찰하고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서양보다는 동양인이 훨씬 내향인의 성향을 띤다고 한다. 그것은 문화적인 차이도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 보면 서양인들은 하이파이브를 하고 가슴을 서로 치고 노래를 하듯이 말을 하고 몸동작이 크다. 우리는 단순히 기질적인 문제뿐 아니라 환경 그리고 자신이 목표하는 목적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여전히 그것이 불편한가?


자기 자신과 아직 화해하지 못 한 누군가가 있다면, 마음속 웅크리고 외로워하고 있을 또 다른 자아를 어서 껴안아 주길 바란다. 그리고 언제가 가장 자신이 편한 상태인지 가장 편한 자신의 모습인지를 가만히 귀 기울여 확인하면 인정해주자. 더 이상 스스로의 갈등은 없을 것이다.


불편하지만
당신의 대리인인 ‘또 다른 당신’이 야외에서 일을 하게 하고
나머지 시간은 편안한 당신으로 살아라.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자아의 파도를 잘 넘어갈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의 파도에 맞서거나 후퇴하기보다 끈기 있게 스스로를 노 저어가자. 그런 노력의 시간을 거쳐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우리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수잔 케인의 「콰이어트」, 도리스 메르틴의 「혼자가 편한 사람들」, 브라이언 리틀의 「성격이란 무엇인가」, 미치오 카쿠의 「마음의 미래」, 에이드 리먼 레인의 「폭력의 해부」


다음편:성공을 위한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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