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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멘타인 Feb 01. 2017

더킹-킹이되지못한영화

#클레멘타인 영화추천


스포 있습니다. 영화를 본 후 개인적인 평입니다.



어릴 때 종합 선물세트 과자(80년대생)를 받는 일은 큰 기쁨이었다. 커다란 박스 안에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 찬 선물을 받는 기분이란! 하지만 그때만 몰랐을 뿐 지금 생각해보면 상자를 사니 과자가 약간 서비스로 들었네요 였던 것 같다.


더킹-종합 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1. 잘생긴 애 옆에 잘생긴 애


얼굴로 열일하는 세 사람을 몽땅 넣어놨다. 그리고 미리 밝히지만 나는 정우성의 왕팬+류준열의 광팬이다.(인성님 미안) 그래서 영화 개봉 소식에 혼자 들떠있었는데 게다가 내용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정치 이슈! 우리나라에서 조폭+검사+정치 이것들을 잘 버무리면 중간은 가지 않은가?


잘생긴 정우성 옆에 잘생긴 조인성 옆에 잘생긴 류준열을 모아놨는데 다들 얼굴로만 열 일하는 중이다. 

왜 그들은 연기가 아닌 얼굴로 일해야 했는가?


2. 그런데 말입니다.


일단 나는 내용면에서 조금 아쉽다. 나는 PD수첩 보는 줄!

분명 소재가 검사+정치+약간 느와르를 넣었는 데 영화로서의 기승전결은 어데로 가고 이렇게 계속 줄줄이 비엔나처럼 그냥 나열해놨는지 모르겠다. 편집과 구성 연출로 치자면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가 훨씬 흥미 있고 재밌다고 하고 싶다. 검사들이 99%는 정말 공무원처럼 살고, 우리가 영화에서 흔히? 만나는 비리 또는 권력의 검사들은 1%라는 콘셉트는 충분히 재미있었다. 


그런데 왜 때문인지 나는 조인성의 싸이월드 다이어리 읽는 줄;;;



3. 악담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만 하는, 발연기


나는 언제나 늘 그랬듯이 정우성의 팬이다. 그리고 류준열의 팬이다. 그런데 하. 이거 말해야 하나 마나. 정우성의 연기가 뭔가 쩍 달라붙지 않아. 미치겠음. 나이가 들수록 연기와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완전 멋져지는 배우들이 있는 데 예를 들자면, 공유, 송승헌, 이정재 등 얼굴로 승부 보던 사람들이 점점 뭐랄까?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정우성은 최근 블랙홀이다.


나는 류준열 양갱 TV 할 때도 좋았고, 응팔에서는 말할 것도 없었는데... 한 번도 의심해보지 않았는데 사투리는 시키면 안 되는 것 같다. 감독이 요구한 사항이 문제인지,류준열의 문제인지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 아직은 속단하고 싶지 않지만 갸우뚱했다. 류준열 특유의 눈빛 연기가 가끔 나오기는 하는 데 (마지막에 들개파한테 매맞을때만?) 아... 뭔가 아무튼 이 배역도 류준열이 소화하지 못한 거 같다. 뭔가 문신도 안어울림;;;


조인성. 이 분도 나이가 들수록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 분이 주인공인지 몰랐는데 정우 성하고 같이 밥 먹는 씬에서... 왜 그렇지? 분명 눈빛이 살아있는 배우인데. 땡벌 부를 때만 해도 이야 연기 물올랐네 했는데. 검사 역할이 안 어울리는 건지 깡패와 검사 사이의 어떤 존재에 대한 캐릭터 설정을 잘 못 한 거 같다. 유아인 급 정도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랬으면 이렇게 어이가 없지는 않았을 텐데.


나는 이 영화에서 여자 검사분이 제일 캐릭터 있었음. 그리고 연기 잘 한 사람은  배병우인가 그분, 그분은 그 정도 연기는 항상 해왔으니 뭐 아쉬울 게 없다.


3. 다 이유가 있었다.



나는 한국 누아르를 좀 좋아하는 편이다. 남성미 물씬 풍기는 그 강렬함. 이병헌이 그랬고, 딱 죽기 좋은 날씨의 그 연기자분(;;이름)도 그랬고 아무튼 그런 게 좋은데 참말로 좋은데.


나는 왜 그런 영화에는 늘 비슷한 배우들이 나올까. 최민식, 송강호, 이병헌, 황정민, 조진웅 이런 사람들 말이다. 아, 그렇구나. 느와르는 특히 연기로 밀어야 한다. 그 섬세한 감정 연기. 그렇게 캐릭터가 완전히 살아야 한다. 그래서 배우의 힘이 크다. 그런 걸 깨닫게 된 순간이랄까?



4. 분명 더 좋을 수 있는 영화였다.


아쉽다. 분명 더 재미질 수 있는 내용이었고, 재미질 수 있는 배우들이었고, 재미질 수 있는 캐릭터들이었는데. 


1.  들개 사장도 영 분량이 없고, 

2. 좀 더 극적인 부분이나 액션도 없고, 

3. 그렇다고 엄청나게 머리를 쓰면서 뒤통수를 때리는 것도 없고, 

4. 연기는 아무에게도 안 달라붙고, 

5. 화면 설정 같은 거는 나름 재미있었지만 ost도 없고 

6. 캐릭터들의 캐미도 없고,

7. 마누라 설정도 뭔가 어정쩡...


뭐 아무튼 아쉽다. 


뭔가 아쉽다. 그동안 감독이 만든 영화를 보면 약간 대체적으로 뭔가 분명 뭔가가 빠진 느낌인데 이번 것도 그런 것 같다. 시선은 항상 신선한데. 



5. 정치란 선택이다.


처음부터 조인성의 캐릭터는 분명했다. 눈 앞에서 검사에게 맞고 있는 아버지를 보아도 화가 나거나 슬픈 감정이 아니라, 아! 저걸 해야겠다!라는 욕망의 불덩이의 존재다. 그는 무소불위 권력의 길을 가기를 원했고, 그의 욕망은 1%의 검사의 길에 들어가서야 "진짜 세상"이라고 느낀다. 그리고 이렇게 저렇게 커가는 동안 자신의 선택을 후회한 적이 없다. 


"다 우리가 한 거잖아."


내가 때리는 것과 맞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정치란 때릴 거나 맞거나 둘 중 하나다. 어중간한 회색분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치에는 복수가 있다. 내가 맞았으면 꼭 때려줘야 하는. 그러지 않고 맞기만 하면 결국 개먹이로 던져져 처참하게 사라질 뿐이다. 이 사회에서는 살아남는 자가 이기는 자이니까. 주인공들은 누가 윗대가리가 되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 미신을 빌어서라도 말이다. 그래도 안되면 자신의 존재를 위협하는 자가 생기면 가차 없이 공격해버린다. 그러지 못하면 촌스러운 거니까.


"역사 옆에 서라"


조인성은 그렇게 라인을 타며 역사 옆에 서있다가 우'정'때문에 눈밖에 나게 된다. 그리고 처음으로 하는 후회. 잠시 인간적이라고 느꼈지만 여전히 그는 정우성의 차를 타고 가며 딸랑 거리는 욕망의 화신이다. 근본은 변하지 않는 거다. 언제든 기회가 오면 선택하는 힘. 그리고 기회를 만들어가는 힘. 그것이 정치였다.



6. 킹은 없었다.


영화 마지막에 왕은 관객이라는 뉘앙스의 대사가 나온다. 요즘 시대에 가장 부합하는 대사였다. 그런데 그 말은 뭔가 감독이 설정한 캐릭터랑 어울리지 않는다. ;;; 아 모르겠다. 산으로 간다. 감독에게는 분명 깊은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

 




요즘 정우성이 영화에 자주 나와서 좋다. 그런데 자꾸 이런 식이면 안 되는 데. 왜냐면 정우성은 가만히 있어도 자체발광이라 다른 배우들이 정우성의 아우라는 살짝 발란스 맞춰줘야 하는 데, 그 정도 급 아니면 정우성의 전달력이 자꾸 거슬려서 힘들다. 그러니까 신의 한 수 정도까지만 돼도 딱 좋겠다. (심청이 연기할 때도 그럭저럭 이었는데) 


아, 됐고.

나는 딴 건 다 필요 없으니까 감독님들은 각성하시고 정우성 배우의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주세요. 다음 영화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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