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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멘타인 Mar 28. 2017

33. 새벽 3시

#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

참 모호한 사람이었다.


매번 듣는 음악이 어떤 장르인지 모르지만 흥얼 거렸고,


어떤 만남에는 믹스 커피를 주구 장창 먹다가도

다음 만남에 커피 같은 건 입에도 대지 않았다.


기분이 좋은 듯 보였다가 금세 표정이 사그라지곤 했다.

그런 사람을 사랑하는 나의 마음은 수수께끼의 섬에 갇힌 조난자였고,

나 스스로에게도 미안할 만큼 속앓이를 했다.


더 지독한 건,

그 사람의 모호한 사랑이었다.


오랜 시간 끊임없이 주변을 맴돌아도 이해 하지 못 했다.


그렇게 때로는 무딘 사람이었고,

때로는 그렇게 날 선 사람이었다.



상대의 어떤 신호도 눈치 채지 못 했으며,

매일 같이 오는 연락도,

밥은 먹었냐는 흔한 안부도,

새벽 즈음 울리는 카톡 메시지에도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했다.


그저 그에게 확실한 것은

의미 없는 날들의 연속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었다.



그런 사람이 좋았던 그 시절의 나는 나를 잘 모르겠다.



그렇게 오랫동안 모호한 사람과 모호한 사랑을 하고 있었다.




https://youtu.be/mN1hJXzJyNU honne someone that loves you



#바다를 사랑한 클레멘타인 

#honne에 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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