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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멘타인 Aug 27. 2017

51.희석

#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

장마가 끝나서 이제 다시 비를 맞을 일은 없을 거라 여겼는 데.


버썩 마른 땅에는 흔적도 살지 않을 것 같았는데. 비가 온다. 

며칠 째 진한 비가 대지에 죽어버린 모든 것을 되돌려 놓는다.


이대로 비가 더 내리면 좋겠다.


뜨거웠던 시간이 끝나는 게 슬퍼서, 진득한 비는 그렇게도 세차게 쏟아졌다. 

온 힘을 다해 우는 하늘처럼 나도 온 힘을 다해 널 잊어야겠다.


그렇게 빗 속에 널 뒤섞어 보내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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