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잼

#클레멘타인 솔직 에세이

by 클레멘타인

오늘 저는 굉장한 걸 발견했습니다.


거울을 봤는 데 제가 정말 못되게 생긴 겁니다. 보다 보니 사람들이 계속 예민할 것 같다고 상상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 싶어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군요. 응응. 제가 봐도 참 그렇습디다.


사람이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 정말 나 몰라라 하고 도망가고 싶군요. 분명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는 데 자꾸 까칠할 것 같다고 하니 왜 그럴까 했는 데 오늘에서야 의문이 풀렸습니다. 매일 집에서 보는 얼굴인데도 야외에 나가서 쇼윈도에 비친 얼굴이나 남이 찍어준 사진 속의 저는 왜 그렇게 어색한지요. 정말 소가 닭 보듯이 제 얼굴을 보게 됩니다. 이야, 참 까칠하게 생겼네. 하면서 말이죠.


게다가 시시때때로 이상한 병에 걸리는 데 그것은 '노잼병'입니다. 뭘 해도 재미없는 거 말입니다. 그래서 입에서 하루 종일 재미없다. 재미없다. 하면서 비 맞은 중 처럼 중얼중얼 거리고 다니는 데 이거 정말 심각합니다. 아마 지금보다 더 나은 자극이 필요한 것 같은 데 충족이 안 되는 모양입니다. 그러다 갑자기 우울증에 빠져서 한 달 동안 집 밖에 안 나가기도 하는 데, 실제로 오늘 이사 온 지 1년 된 미용실 주인 분이 최근 절 골목에서 보기 시작했다고 이사 왔냐고 하더군요. 저는 3년 차인데. 하하. 강제로 집순이 인증이 되어버렸습니다.


아, 이런 이야기를 쓰다 보니 왠지 더 예민해 예민해 예민병 옘ㅂ...아, 그건 아니고. 아무튼 젊음을 슬슬 잃어가다 보니 남은 건 성격이군요. 잠도 줄고 살도 빠지고 식욕도 부진합니다. 갱년기인가.


아무튼 혼자 각 잡고 있어봤자 뭐 하겠습니까. 이러다 얼마 남지 않은 다가올 마흔에는 정말 제 얼굴 버리고 도망가고 싶으면 어쩝니까. 지금부터라도 관리해야겠습니다. 어디 재미진 일 없나 부지런히 찾아봐야겠습니다.

두리번두리번.



*PC방에서 며칠 밤을 꼴딱 새우며 몹을 때려잡던 재미진 날들이 그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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