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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멘타인 Jul 05. 2018

자양 강장제

#클레멘타인 솔직 에세이

2018. 07. 05


다 잘 될 거야.

다 잘 될 거야.

다 잘 될 거야.

다 잘 될 거야.


침대에 대각선으로 누워 머리만 침대 밖으로 떨어트린 후, 웅얼 웅얼거려 본다. 처음에는 공기를 찢고 벽을 튕겨 나온 내 목소리가 어색해서 모기만 하게 얼버무리다가 몇 번 지나자 자신감이 붙어 소리 높여 말한다.


다아 잘 될 거야아아-.


우습게도 잘 안 되는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 하나지만.

그래도 왠지 그 말을 읊조리는 순간 마법에라도 걸리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정말 그렇게 될 것 같아.

흠. 시크릿이 그래서 한 동안 돈을 벌었나?


사람에게는 어떤 순간 힘을 불어넣어 주는 마법 같은 단어들이 존재한다.

너무 평범하게 짝이 없던 글자들도 시간과 공간 그리고 상황과 감정으로 이루어진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될 수 있다. 지나치는 작은 것들에서 너무나 힘이 나고 마음이 으쓱해진다.

그렇게 근사한 순간이 있다.


나는 잘 되고 있어.

그리고 앞으로 다 잘 될 거야.


걱정하지 말라는 소리다.

내가 나에게 보내는 안부 편지다.

그렇게 마음의 부적 같은 말들을 내 방 안에 도배하듯 입에서 뱉어낸다. 아무도 누구도 이 말을 들을 수 없다. 나만 몰래 간직할 수 있는, 오롯이 나만 알아볼 수 있는 이야기가 내 방 구석구석에 있다.


매번 누군가에게 다정해지겠다 마음먹지 말고 나에게 먼저 다정해지고 싶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에게도. 며칠 동안 아픈 탓인지 비가 오는 탓인지 기분이 많이 센치하고 우울해서 일기를 읽었던 당신에게 미안하다. 그래도 이게 나의 일상 조각이니까. 매일 특별한 일이 없어도 무언가를 쓸 수 있는 이야기보따리가 있다는 게 참 신기하네.


아참,

유튜브를 보다 잠깐 스친 영화 대사를 보고 박카스라도 한 병 먹은 마냥 마음이 쌩생해졌기에 당신에게도 소개하려고 한다. 기분이 좋아지면 영화도 책도 여행도 몽땅 다 해버리고 싶다.


"지금은 와 닿지 않겠지만, 잘 들어요. 목표에 도달하려면 혼자 가야 해요. 알겠죠?"


 <영화 '나의 산티아고'>



비는 여전히 내리지만, 꽤나 걷고 싶어 지는 밤이다.



@클레멘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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