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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오 May 11. 2021

봄날이 간다


점심 약속 장소로 걸어가다가
둘렀던 스카프를 접어서 백에 넣었다.
봄날이 간다.
모닝 페이지와 함께 시작되었던 봄날,
봄날은 몇십 해를 내게 왔지만
같은 봄은 없었다.

양재천 수양벚꽃,
집 앞의 벚꽃과 목련,
자꾸 들여다보고 싶은 한강변의
제비꽃과 정다운 민들레의 안부가 궁금한 봄,
수성동 계곡의 산사 나무를 만나 말을 걸어본 올해 봄,
늘 오가던 길가에 떨어져 있던 귀여운 열매와
대칭형 바늘 같은 이파리가
메타세쿼이아 나무의 것임을
알게 된 이 봄,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환하다...


*<칼의 노래> 중에서, 김훈



< 올해 봄 수성 계곡의 같은 나무를  찍은 세 장의 사진 3월 말 ~5월 초 >
꽃망울만 맺혀있는 산사 나무


절정의 산사 꽃


산사 꽃이 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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