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약속 장소로 걸어가다가 둘렀던 스카프를 접어서 백에 넣었다. 봄날이 간다. 모닝 페이지와 함께 시작되었던 봄날, 봄날은 몇십 해를 내게 왔지만 같은 봄은 없었다. 양재천 수양벚꽃, 집 앞의 벚꽃과 목련, 자꾸 들여다보고 싶은 한강변의 제비꽃과 정다운 민들레의 안부가 궁금한 봄, 수성동 계곡의 산사나무를 만나 말을 걸어본 올해 봄, 늘 오가던 길가에 떨어져 있던 귀여운 열매와 대칭형 바늘 같은 이파리가 메타세쿼이아 나무의 것임을 알게 된 이 봄,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환하다... *<칼의 노래> 중에서, 김훈
< 올해 봄 수성 계곡의같은 나무를 찍은 세 장의 사진 3월 말 ~5월 초 > 꽃망울만 맺혀있는 산사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