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1
언제나 사라지는 듯하지만
결국 어디론가 이어지는 길
떨구고 간 미움과 그리움 엮어놓은 흔적들
그 길에 남아 노래한다
잊고 걸었겠지만 길은 기억할 것 이다
깜깜한 어둠 속에 서 있는 순간조차
사실은 또 다른 길이 발끝
거기서부터 시작 된다는 것
비로소 어둠 속에서 깨닫게 되니
네가 준 어둠은 내게 새벽을 준비하라는 뜻이었다
고요히 어둠을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내 안에 있는 희미한 빛을 맞이한다
원망하지 않으려는 건 무얼 지키기 위함이 아니라
길을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
파도는 밀려오고 떠나가지만 결국 거기에 있듯 말이다
다시 걸을 걸어본다
나를 위한 길 나만의 길을 그리고 언젠가
그 길에 서 있다 우연히 너와 마주할지 모르니
그땐 미움 없이 어둠 없이
새벽 같은 마음으로 서 있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