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4
내가 네 마음을
모두 안아주지 못했다는 걸
너는 알고 있었니?
바람이 불 때마다
너의 꽃잎이 흔들렸지만
나는 그 흔들림이
얼마나 아팠을지 몰랐어
네가 내게 말했을 때
나는 그 말을
전부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말의 끝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보지 못했어
미안하다는 말 대신
너의 이름을 부르며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네가 준 마음을
어떻게 더 소중히 간직할 수 있었을까
내가 부족해서
네가 홀로 견뎠던 시간을
이제야 헤아린다
이제라도 너의 곁에 서서
아무 말 없이
너의 마음에 기울어진다면 좋으련만
삶은 내게 여기 한뼘 종이만 허락하는구나
너는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지만
나는 내일이 오기 전에
네게 전해본다
고맙고, 미안하고,
그리고 네가 소중하다는 말
비록 허망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