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3
그대는 갔으나 나는
여기 있네
산새는 울고 바람은 불어
낙엽이 쌓이는 길에도
나는 여전히 서 있네
그대는 알았는가
기다림은
꽃잎이 지고 피어나는
오래된 약속 같다는 것을
떠나는 뒷모습에
아무 말 못 하고
손짓 하나 남기지 못한 내 마음
여기 머물러 시들어가네
시간은 물처럼 흘러가도
잊을 수 없으니
강가에 떨어진 달빛마저
그대 걸음 같아
언젠가 그대 돌아올 길
꽃잎 다시 필 때
나는 또 여기 있을 것이네
바람이 스쳐가도
눈이 내린다 해도
그대 오는 길에 앉아
나는 기다릴 것이네
몸은 온대간대 없이 마음만 남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