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6
서쪽에선 봄이 올때면
눈 녹은 언덕 위로
햇살이 발자국을 남기며
꽃봉오리를 흔들었다
동쪽에선 봄이 기다린다
찬바람 멎은 골짜기
그 아래 뿌리 깊은 곳에서
숨죽이며 몸을 낮추며
봄은 어디서 오는가
먼 길 돌아 흐르는 물처럼
서쪽에서 동쪽에서
천천히 찾아오는 일 뿐
봄은 다르지 않다
햇살의 노래든
땅의 침묵이든
그 모든 길은 하나이니
바람은 따뜻했고
산골짜기마다
봄의 발자국이 남고
찬바람 끝에서 준비하고
햇살 아래에서 피어나며
같은 노래를 부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