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8
문득 혼자 저녁을 먹는 날
라면을 끓였다 뽀얗게 김 올라오는 라면
내가 좋아하는 계란을 풀어넣었다
이 라면엔 계란을 풀어넣어야 더 맛있다
조용히 밥통을 열었다
전원이 꺼져서 차가워진 솥 안
하얀 밥 한주걱
소복히 남아있다
너는 알고 있었구나
내가 라면을 먹을때 찬밥만 먹는다는 걸 아는구나
찬밥을 따뜻한 마음으로
가지런히 녹여 먹는다
쓰는 사람. 마음을 쓰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 이야기 듣는 일을 하면서 마음을 일렁이는 일상과 작은 생각을 소분합니다. 많은 것들에 미안해하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