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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오랜 역에서

#680

by 조현두

지난 가을은 참 더웠습니다

가을이라기 보다

차마 끝나지 못한 여름

이제는 기차도 서지 않는 어느 역에 앉아 생각 했지요


누구도 당신을 이해 할 수 없습니다

아마 당신도 누군가를 이해 할 수 없겠지요

우리는 서로를 이해 할 수 없으니

아마

영원히 외로울 것입니다


누구도 나를 이해 할 수 없기에

나는 안전하겠지요

그리고 그것은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외롭게하는 것이

당신과 나를 지키는 해자가 됩니다


그림자가 길어집니다

늘어지는 계절 끝에서

기억이 올망졸망

하찮게 구르고 맙니다

결국 나는 잘 지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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