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6
우리는 이제 서로에게 직접 말하지 않으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구나
나도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지만
너는 어떤 답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네가 남겨둔 감정들 속에 오래 머물러본다
꽤 자주 커다란 죄책감을 가지며
서로 대화를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침묵할 수도 없는 관계
여전히 중요하기에 무가치 할 수 없는 것인가
가만히 생각해본다
여전히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이미 훨씬 멀리 떠나버린까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어디부터가 나에 대한 실망인지
알지 못하지만
이 모든 걸 쉽게 털어낼 수는 없다
때때로 끝났으면 하고 바랬다가
그러기엔 너무 무섭기도 한 것이 마음
이런 삶이 언제까지 지속되려나
그게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말 조차도 무책임할까
하얀 보름달빛 곱게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