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외면 하지 않기에

#676

by 조현두

우리는 이제 서로에게 직접 말하지 않으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구나

나도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지만
너는 어떤 답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네가 남겨둔 감정들 속에 오래 머물러본다

꽤 자주 커다란 죄책감을 가지며


서로 대화를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침묵할 수도 없는 관계

여전히 중요하기에 무가치 할 수 없는 것인가
가만히 생각해본다

여전히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이미 훨씬 멀리 떠나버린까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어디부터가 나에 대한 실망인지

알지 못하지만

이 모든 걸 쉽게 털어낼 수는 없다

때때로 끝났으면 하고 바랬다가

그러기엔 너무 무섭기도 한 것이 마음

이런 삶이 언제까지 지속되려나


그게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말 조차도 무책임할까

하얀 보름달빛 곱게 흐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답장이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