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
아빠와 달리기를 했어요
아빠는 정말 빨랐어요
나는 어린이라서 따라갈 수 없었어요
아빠가 웃고 속도를 늦춰주었어요
아빠가 봐주어서 나는 아빠랑 같이 달릴 수 있었어요
아빠가 생각이 나요
그날 가슴이 힘차게 뛰었던 생각이 나요
조금 분하기도 했지만
즐거웠던 그 순간이 기억이 나요
아빠가 나와 놀아주었던 시간
아빠는 이제 뛰지 못하지만
나는 서른이 훌쩍 넘어가지만
그날 우리는 달리기를 했어요
쓰는 사람. 마음을 쓰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 이야기 듣는 일을 하면서 마음을 일렁이는 일상과 작은 생각을 소분합니다. 많은 것들에 미안해하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