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을 수 있었다

by 조현두

어떻게 사랑하는지 몰라

천둥벌거숭이 같이 준비도 없이

사랑을 칭얼대던 시간들


황량한 귀갓길 내 등 뒤로

비춘 환한 가로등 같은 사랑들과

진눈깨비에 마음까지 얼어붙는 아픔까지


절절하게 그러고 나서야

내 깊이 무르익는 마음들

그제서야 더듬을 수가 있었다


빗물 맺힌 흐릿한 창 밖으로 수채화처럼

번져 보이는 불빛들 아름다워 보이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시를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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