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고양이

by 조현두

그 봄에 세상이 버거워 보이던

길고양이는 창문과 울타리 사이에서

이도 저도 못해선지 날 보며 한참 울었다

그냥 모르는 척하고 넘어갈 것을

어쩐지 나도 녀석 울음에 대답하며

내 속에 것 조금 나누어주어 버리고 말았다


애달프게 울던 그 녀석은 길고양이였고

녀석은 나보다 그 봄이 좋았나 보다

봄처럼 계절처럼 내 곁을 떠났을 때

내가 사랑한 것이 무엇이었나 알았다

발목 간지럽게 부비는 울음이 들리면

나도 그 슬픔을 사랑하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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