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이는 하루

by 조현두

막 자고 일어나서 본 하늘이 붉다면

해가 뜨는 것인지 지는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냥 눈을 여러 번 뜨고 감아 보기만 합니다

창밖에 나무가 헝클어져도 바람이 부는 것이 아닐 수 있고

선명한 햇볕이 저 산을 비춰도 언 땅이 녹지 않을 수 있고

이젠 그 미소가 잘 떠오르지 않더라도 잊어가는 게 아닐 수 있습니다

그저 눈을 여러 번 뜨고 감는 것이 전부입니다


나는 오늘도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지극히 가난한 숨을 쉬었습니다

비루한 하루에

잠이 오지 않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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