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잃은 자리

by 조현두

그대가 원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그대는 내 마음에 은은히 내려앉았다


내 안에 순하게 싹 틔운 그대가 사랑스러워

내 온 관심을 그대에게 줄 수밖에 없었다


찌고 바래는 계절의 끝자락은 아직 멀었건만

잔망스런 운명은 내 안에 그대를 쑥

뽑아가 버렸다


그 움푹 파인 자리가 서글프다

으스러질까 힘껏 안아보지 못했던


그대의 푸르름이 그립다

그대가 원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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