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에서

by 조현두

아직 겨울이 아니었던가

어디서 오는 것인지 모를 온기가 반가워

나는 허름한 지붕에 올라 털썩 앉았다


고즈넉한 오후

지붕에 널은 햇볕이

날 졸리게 하는데


더 높이 올라갈 곳이 없기에

그만 이 시를 적고 삐걱이는 계단 밟으며

아래로 내려가야겠다

지붕에 온기를 품고서 아래로

내려가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