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봄바람

by 조현두

그러자

서툰 서녘 바람아 나랑 놀자

노을 녘 하늘의 창 틈으로 불어 주라

파랗게 쓰린 마음 부여잡던

어제를 잊을 수 있게


때 이른

큰 비 내리는 봄이 된 것처럼

거친 비바람에 뜯어저버린 봄꽃들

그냥 다 가져가 주라

봄이 왔었단 사실과

어제 내 봄을 놓쳤단 기억까지


나는 바람 지날 자리

그곳에 고독히 서보려 한다

웅웅 대며 울리는 바람에

내 헛헛한 숨소리 묻히게


서툰 봄바람에

내가 사랑하지 못해 슬퍼한단 걸

아무도 모르게 해가 지는 편

실루엣 안에서 속삭일 테니

아무 말도 하지 말아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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