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와 프리지아

by 조현두

어제 담벼락 아래서

노랗게 핀 민들레를 보았습니다


민들레를 본 그 해 첫날엔

어느 꽃가게를 찾아가

노란 프리지아를 한 아름

두 손 가득 품어나오곤 합니다


그렇게

그윽한 향기 담뿍 머금은 프리지아

내가 일하던 사무실에 한 다발 두고

또 한 다발 만들어

우리 집 식탁에 유리 화병에 꽂고

또 한 다발 만들어 사랑하던 사람에게 주고

소분하여 내가 아끼던 사람들에게

민들레에게 받은

봄을 나누었습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바뀌어

사랑하는 사람도

우리 집도 내가 일하던 사무실도 없어졌지만

노란 프리지아 나누던 내 들뜬 마음은

아직 여기 남아서 제 가슴 간지럽힙니다


봄이 내려옵니다

프리지아 향 가득하던 봄이 또 왔습니다

잘 지내지요

노란 프리지아 같던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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