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귤

by 조현두

작다는 이유만으로

마냥 귀엽게만 보고

이리저리 날

마구 대한다


높은 산 이름 훔쳐 따

제 이름 삼은 녀석들은

알알이 품어주고 소중히 여기건만

아무도 나는 품어주지 않는구나


그래도 나는 벗지 않겠다

온몸이 짓이겨지고 갈라져

내 안에 물이 모두 터져 시냇처럼 흐를지라도


내 하얀 속살 거친 소매에 꿰어서라도

변하지 않는 금 같이 고고하게

그리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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