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치 그림자

by 조현두

너의 발치 아래 작은 그림자

작고 까만 것


가볍게 걷는 발걸음

그 걸음보다

언제나 먼저 발자국이 되어 맞이하며

사뿐히 발바닥에 즈려 밟히니


태양의 시선 끝이 시리도록 눈을 맞추는 때도

가장 낮은 곳에서 그믐 밤하늘처럼 짙어질 수밖에 없는

떨어질 수 없는


사라지지 못하고 말하지 못해

깊은 심장 아래서 남몰래 삭아

간악한 독이 되어버린 마음만 질척인다


부끄러움에 발치 그림자 도려내려 한들

숨길 수밖에 없으니

언제나 더 큰 그림자에 숨기기 위해

다른 그림자를 만들어내게 되는


너의 발치 아래 작은 그림자

짙고 어두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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