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산

by 조현두

들개의 가죽 같이 거친 겨울산 뻣뻣한 수목에도

봄이면 아기 발바닥 같이 붉은 것과

아가 손가락 만한 푸른 것을 내어놓는다


고요한 봄산에서 나는

비와 흙이 뒤섞여 시큼해진 내음 품으면서

푹신한 여름이 저 아래서부터

피어오르는 날 기다리겠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나는

오늘 이 봄산보다는

조금 덜 외로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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