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언덕에서

by 조현두

늦여름 해맑은 푸르름에 난 구멍

커다란 화덕의 입구처럼 열기를 대지로 쏟아붓는다


어스름한 저녁 끝자락

낮은 언덕 위에 걸터앉은 하얀 교회당 뒷편

낯선 이국의 찬양은 알지도 못하것만


그 소리에 담긴 마음들

이 언덕을 타고 바람처럼 내려오면

수풀은 바람이 태우는 간지럼에

스르륵 스르락 몸을 부비니

나는 어디선가 벅차오름을 맞이한다


낮은 곳으로 흐르는

저 노랫소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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